방글라데시, 아르헨 축구팀 광적으로 응원…"축구가 재개관 촉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아르헨티나가 자국 축구 대표팀에 대한 열광적인 응원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끈 방글라데시에 45년 만에 대사관을 재개관했다.
27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매체 클라린과 라나시온, 텔람 통신 등에 따르면 산티아고 카피에로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은 이날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주방글라데시 대사관 개관식을 했다.
1978년 아르헨티나 군사 독재 정권 시절 방글라데시 주재 외교 대표부를 폐쇄한 지 45년 만이다.
아르헨티나는 19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과정에서 독립한 방글라데시와 1972년 수교 후 몇 년 뒤 외교 대표단을 파견했지만,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5년도 안 돼 철수시킨 바 있다.
카피에로 장관은 "역사적인 재개관"이라며 "방글라데시 국민의 아르헨티나에 대한 많은 사랑이 있다. 개인적으로도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의 '아르헨티나 사랑'은 축구 대표팀에 대한 응원으로 대변된다. 아르헨티나 외교 당국 역시 축구를 대사관 재개관의 '촉매'로 표현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팬들의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에 대한 응원은 열성적이다 못해 광적이기까지 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다카의 광장에 수천명이 모여 아르헨티나에 성원을 보냈다.
앞서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방글라데시에서의 '기현상'에 대해 "디에고 마라도나와 리오넬 메시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기도 하지만,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 경기가 시작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영국의 식민 지배를 경험했던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아르헨티나 편'을 들었는데, 이후로 팬들의 숫자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마라도나가 감독을 맡은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조별리그 경기 때 정전 사태가 벌어지자, 화가 난 방글라데시 축구 팬들이 거리에 주차된 차들을 때려 부수고, 배전 시설로 찾아가 기물을 파손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개관식에도 2022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의 경기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계속 나오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주요 기업인들과 함께 1박 2일 일정으로 다카를 찾은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은 경제적·문화적 유대 증진을 위한 활동과 함께 AK 압둘 모멘 방글라데시 외교장관 및 방글라데시 축구 관계자 등과 만나 스포츠 분야 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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