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정찰 풍선 문제와 러시아 무기 제공 가능성 등을 놓고 잇따라 충돌하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미국을 향해 '거짓말 제조기'라며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인민일보는 28일 주요 국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종소리'(鐘聲) 평론에서 "거짓말을 만들어 퍼뜨리는 것으로는 영향력을 바꿀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신용 파산을 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오랫동안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며 "여론을 조작하고 다른 나라를 악마화하며 미국식 패권을 수호하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미 철두철미한 거짓말 제조기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또 "미국의 거짓말은 미국 국민을 포함해 각국 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를 지속해서 떨어뜨리고 있다"며 "미국은 거짓말로 세상 사람들을 현혹하는 것을 중단하고 다른 나라를 모독하고 먹칠하는 것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가 미국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은 것은 이른바 정찰 풍선 문제와 중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 등을 놓고 양국이 잇따라 충돌하는 상황 때문으로 보인다.
인민일보는 이달 초만 해도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상생을 강조하며 미중이 잘 지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달 초 미국이 자국 영공에 날아든 중국의 풍선을 정찰 풍선으로 지목하고 격추하자 중국은 민간 기상관측용 풍선을 격추했다고 비난하면서 양국 갈등이 격화됐다.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연일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에 대해 중국은 '명령할 자격이 없다'라거나 '중국을 먹칠하지 말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에너지부가 중국 내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것이라는 가설을 지지하는 내용의 비밀 정보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자 중국은 코로나19 기원 조사 문제의 정치화를 중지하라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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