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서 기념행사…"좋은 것과 나쁜 것, 진실을 모두 배워야"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 역사의 달'(2월) 기념 행사에서 "흑인 역사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행사에서 "백악관으로부터 전국에 들리도록 이렇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역사는 중요하다. 역사는 중요하고 흑인 역사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스트룸에 있던 약 400명의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동조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비롯한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 흑인 의원 수십 명 등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알고 싶은 것만 배우겠다고 선택할 수는 없으며 알아야만 하는 것을 배운다"며 "우리는 좋은 것과 나쁜 것, 진실,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우리가 누구인지 모든 것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위대한 나라가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흑인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그가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경우 대적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플로리다주는 지난달 미국 고등학교의 대학학점인정 선이수(AP) 신규 과목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를 주내 공립학교에서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과목이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정치 의제로 몰아간다는 게 플로리다주의 주장이다.
AP 통신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플로리다주가 주내 고등학교에서 이 과목을 막은 이후에 나온 단호한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아시아계 여성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역시 행사에서 비슷한 메시지를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역사를 "미국 역사이자 살아 숨 쉬는 역사, 우리가 매일 창조하는 역사"라고 부르면서, "우리는 한 국가로서, 미국의 과거를 지우려는 시도를 통해 미국에 더 나은 미래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흑인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행정부에서 성취한 일들을 언급하면서 "계속 가야만 한다. 아직 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하워드대학교에서 결성된 9개 흑인 남학생·여학생 클럽의 연합체인 '디바인 나인'(The Divine Nine)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하워드대 재학 시절 이 여학생 클럽 중 한 곳의 회원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백인 남자애(white boy)일지는 모르지만 바보는 아니다.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고 농담을 던져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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