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진행되는 가운데 '클래식계의 비욘세'로 불려온 러시아 출신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의 대만 공연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의 국가교향악단(NSO)은 전날 저녁 시민의 의견 등을 고려해 국가음악청에서 열릴 예정인 안나 네트렙코와 그의 남편인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의 대만 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공연에 대해서는 이날 오후부터 환불을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대만 문화부는 전날 행정법인인 국가교향악단의 전문적 자율성을 존중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전쟁에 대한 대만의 입장은 모호한 부분이 없다"고 언급했다.
대만 내 우크라이나인 모임은 대만 NSO가 네트렙코의 공연 취소를 신속하게 취소한 것이 각계의 요구에 대한 지지를 보여준 것이라면서 감사를 표했다.
앞서 네트렙코롸 에이바조프 부부의 이달 5일 국가음악청 공연 소식이 알려지자 대만 내에서는 이들의 공연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집권 민진당의 왕딩위 입법위원(국회의원)은 네트렙코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좋은 친구'라면서 네트렙코가 대만의 국가음악청에 모습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것이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대만인은 "정치와 예술은 별개"라면서 이들이 오는 9일과 11일 홍콩 공연, 15일 도쿄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면서 공연 취소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인 안나 네트렙코는 지난해 3월 초 푸틴 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를 철회하라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메트)의 요청을 거부하다 오페라 출연 기회를 박탈당했다.
그는 이후 작년 3월 말 반전 메시지를 내면서 5월부터 무대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작년 2월 말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공연에는 친(親)푸틴 피아니스트인 데니스 마추예프의 출연이 취소되면서 우리나라의 조성진이 대신 무대에 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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