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호주중앙은행(RBA)이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곤두박질치던 호주 집값이 새해 들어 두 달째 소폭 상승해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은 부동산 정보회사 프롭트렉의 '주택가격지수'를 인용해 호주의 전국 집값이 작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 1월 0.09% 오른 데 이어 전달에도 0.18%로 두 달째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RBA는 7%대가 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작년 5월부터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였던 0.1%에서 3.35%까지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 5∼6%대로 가파르게 올랐고 매입자들의 대출 여력 역시 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30% 이상 폭등했던 호주의 집값도 작년 4월부터 아홉달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초 RBA가 추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극심한 매물 부족으로 인해 집값이 하락에서 소폭 오름으로 돌아선 것이다.
프롭트렉의 엘리너 크리그 선임 연구원은 "시장에 대한 매도자 자신감이 급락하면서 부동산 매물이 매입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이런 상황이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격 하락 압력을 버티면서 집값을 지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롭트렉의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호주의 집값은 태즈메이니아주의 호바트를 제외한 전국 모든 주도에서 올랐다.
남호주주(州)의 애들레이드가 0.44%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시드니와 멜버른이 각각 0.36%와 0.18%로 뒤를 이었다.
크리그 연구원은 "매물이 지난 5년 평균에 비해 30% 증가한 호바트의 집값만 유일하게 0.29% 하락했다"면서 "반면 집값 상승을 기록한 시드니 등 다른 주도들은 매물이 20%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확실하게 집값이 바닥을 쳤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RBA의) 금리인상이 정점에 가까워지면서 가격대가 안정되는 등 그런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호주의 집값은 코로나19 대유행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9.4% 급등한 상태이며 지난 12개월 동안 시드니와 멜버른의 주택 가격은 각각 6.64%·5.9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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