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의 '역린'이라 할 코로나19 기원 문제를 건드렸다가 중국 관영 매체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지난달 28일 '겅즈거'(耿直哥)'라는 필명으로 온라인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머스크의 트위터 글에 맹공을 가했다.
미국의 코로나 대응을 총괄했던 앤서니 파우치 박사가 코로나19 기원으로 의심받는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 자금 지원을 했으며, 결국 파우치가 코로나19 발생에 기여한 것 아니냐는 황당한 '음모론'에 머스크가 사실상 동조한 것이 발단이 됐다.
트위터에 올라온 "파우치가 코로나19 개발에 돈을 댔다는 뜻인가"라는 네티즌 질문에 머스크는 "그(파우치)는 '에코헬스'라는 조직을 통해 그렇게 했다"며 호응하는 듯한 답변을 했다.
이는 최근 미측에서 나오고 있는 코로나의 '우한 기원설'에 우회적으로 동조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측은 발끈했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 칼럼은 '머스크, 당신 지금 중국의 밥솥을 깨고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머스크가 근거없는 음모론에 동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밥솥을 깨다'는 뜻으로 직역되는 중국어는 '일을 망치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에 결국 '머스크가 중국의 일을 망치고 있다'는 취지였다.
머스크가 상하이 공장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터에, 어떻게 음모론에 가까워 보이는 글에 호응하며 중국의 '역린'을 건드릴 수 있느냐는 뉘앙스였다.
칼럼은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미국의 에코헬스와 연구협력을 한 적이 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개발'과는 무관하다면서 머스크가 최근 우익 음모론자들 주장에 편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에너지부,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 일부 정부 기관과 그 관계자들은 우한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됐다는 주장을 잇달아 내 놓았고, 중국은 '코로나 기원 조사를 정치화하지 말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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