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트뤼도 재단, '中정부 배후' 거액 기부금 뒤늦게 토해내

입력 2023-03-02 11:14  

캐나다 트뤼도 재단, '中정부 배후' 거액 기부금 뒤늦게 토해내
1억9천만원…중국 정부 배후 드러난 보도 계기
총리실 "당시 기부 사실 알지 못했다"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의 비영리 학술단체인 '피에르 엘리엇 트뤼도 재단'이 중국인 부호로부터 받은 기부금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자 이를 전액 환불했다고 일간 글로브앤드메일 등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뤼도 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16년 중국인 부호이자 중국 정부의 자문역인 장빈이 기부한 20만 캐나다달러(약 1억9천만원)를 전액 되돌려 줬다고 밝혔다.
이 재단은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선친인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를 기념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본떠 설립한 학술 및 공공 정책 연구 재단이다.
재단 기부금에 대한 중국 정부의 막후 개입 사실은 글로브 지가 캐나다 정보기관의 조사 자료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폭로됐다.
성명은 "비 정파적 독립 재단으로서 윤리와 권위는 우리의 핵심 가치에 속한다"며 "우리는 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기부금을 보유할 수 없으며 이를 알게 된 이상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드러난 이 같은 주장에 비춰 재단은 기부금으로 받은 전액을 기부자에게 되돌려 주었다"고 밝혔다.
글로브지는 캐나다보안정보국(CSIS)이 지난 2014년 캐나다 주재 중국 영사와 억만장자 사업가인 장빈의 대화 내용을 담아 작성한 녹취록을 입수해 해당 재단에 대한 기부금이 트뤼도 정부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제공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당시 녹취록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5년 총선에서 자유당이 집권 보수당을 꺾고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으며 이 중국 영사는 장빈에게 트뤼도 재단에 100만 캐나다달러를 기부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실제 2015년 총선에서 자유당이 승리를 거두면서 과반 다수 정부로 정권 교체에 성공했고 트뤼도 재단에는 20만 캐나다달러가 기부됐다고 글로브지는 전했다.
이와 관련,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트뤼도 총리가 당시 장빈의 기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총리실은 "선거 이후 트뤼도 총리는 연방 정치를 수행하면서 재단 업무에서 손을 뗐다"고 밝혔다.
앞서 글로브지는 최근 CSIS의 일급 비밀 문건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2021년 총선에서 집권당인 자유당의 승리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특정 후보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 논란을 불렀다.
jaey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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