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경쟁촉진토론회서 "SKT·LGU+ 진입 때처럼 비대칭 규제 필요"
박윤규 과기정통2차관 "신규 사업자 장벽 제거 또는 완화 고려중"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김형진 세종텔레콤 회장은 2일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시장에 들어올 때처럼 '비대칭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통신시장 경쟁촉진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암묵적인 카르텔로 제4 이동통신사의 시장 진입이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요금 정책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라고도 했다. 알뜰폰 브랜드 '스노우맨'을 운영하는 세종텔레콤은 국내 중소·중견 통신사업자들이 모인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과점적 시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신규 사업자 장벽을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업자 진입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도 나왔다.
김민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신전파연구본부장은 "전체 이동통신 매출의 97.9%를 기존 이동통신사업자(MNO)가 차지하는 과점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통신·전파 분야 규제를 '경쟁 촉진'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의 '프리 모바일', 일본의 '라쿠텐 모바일'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신규 이동통신사업자 진출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를 통해 1위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1.5∼7.4%포인트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 규제기관인 '오프콤'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신규사업자가 진입한 국가에서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요금 수준이 10.7∼12.4%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5세대 이동통신(5G) 환경에서 확장현실(XR),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스마트 시티 등 기존 통신 시장과 질적으로 다른 서비스들이 열리고 있다"면서 "신규사업자가 진입할 수 있도록 시장구조를 개선하고, 알뜰폰 경쟁력 제고 등으로 시장 내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쟁 촉진 방안과 관련해 "진입 규제, 주파수 할당 및 이용제도, 망 관련 제도·규제, 도매제공, 이용제도, 단말기 유통 규제 및 단말기 지원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해외 투자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 신규 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 및 정책 금융 제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순구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신 시장 특성상 매몰 비용이 크기 문에 신규 사업자 진입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경쟁 저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조성익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는 데 중요한 척도는 유효한 경쟁압력"이라면서 "그것을 파악하려면 독행기업(시장 독과점을 막는 기업)이 나타날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제4 이통사 진입 효과에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네트워크 기반 경쟁을 해왔기 때문에 품질이 좋은 편이고, 이를 고려하면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면서 "규제 환경이 혁신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혁신적이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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