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이 지난해 총격으로 숨진 아베 신조 전 총리뿐 아니라 다른 전직 총리 2명에게 한국에서 열리는 교단 행사 참석이나 동영상 메시지 등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보도했다.
아사히가 전·현직 총리 11명에게 가정연합이 한국에서 열리는 가정연합 관련 행사 참석 등을 요청했는지 물었더니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의뢰를 받았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를 포함한 다른 8명은 "의뢰가 없었다"고 대답했다.
후쿠다 전 총리에게는 2018년, 하토야마 전 총리에게는 2019년 의뢰가 들어왔지만 두 전직 총리는 교단의 활동을 문제 삼아 거부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참석을 거절하자 교단이 '사례비를 얼마든지 마련하겠다'고 말했다"며 "교단 측은 총리 경험자를 선전에 쓰고 싶었던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는 "'세계'라는 단체로부터 의뢰 문서를 받았지만 대답하지 않아서 교단이 의뢰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21년 9월 가정연합 관련 단체인 천주가정연합(UPF)이 개최한 행사에 "한학자 가정연합 총재를 비롯한 여러분에게 경의를 표한다. 가정의 가치를 강조하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교단 관계자는 "교단의 일본 교회 간부가 한국 본부에 어필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작년 7월 아베 전 총리를 총격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는 "어머니가 가정연합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면서 아베 전 총리가 가정연합 행사에 동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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