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가짜 뉴스' 경계령…"외국 세력이 혼란 일으키려는 의도"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여학생을 목표로 한 '독성 가스' 공격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테헤란, 콤, 이스파한, 아르다빌 등지의 여학교에서 독성 가스 중독 사건이 일어났다.
아르다빌에서는 이날에만 11곳의 학교가 가스 공격 대상이 됐다. 이로 인해 학생 343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피해 학생들은 학교 건물 복도와 교실에서 독성 물질을 호흡기를 통해 흡입했고, 두통·호흡곤란·메스꺼움·마비 증세를 보였다.
피해 학생들은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콤에서는 12명이 이런 종류의 공격 피해를 봤고, 이스파한에서는 7명의 학생이 중독 증세를 보였다.
유네스 파나히 이란 보건부 차관은 현지 언론에 "학생들이 어떤 화학 물질을 흡입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이란 내 30여개 학교에서 1천200명 이상의 학생이 의문의 가스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누가 어떤 물질을 사용해 공격했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공격 목표와 배후에 대해서는 이란 내에서도 다양한 추측이 존재한다.
외신은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에 대한 보복성 공격으로 추정했다.
추가 공격 우려가 확산하면서 일부 학생과 학부모가 등교를 거부하며 온라인 수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아흐마드 바히디 내무부 장관을 주축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릴 것을 명령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공격과 관련한 가짜 뉴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히디 장관은 "외국에 본부를 둔 단체들이 이란 내부에 혼란을 일으키기 위해서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며 "누가 공격했는지, 어떤 물질이 사용됐는지 밝혀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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