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2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에서 모두를 놀라게 한 획기적인 신기술이나 기기는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 3일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6G, 확장현실(XR) 등 이미 정보기술(IT) 업계의 메인 화두로 자리 잡은 기술들은 조금씩 진전을 이뤘다는 관전평이 나왔다.
관람객들의 시선은 '미래를 여는 속도'라는 주제에 걸맞게 다가올 초연결 세상에 조금 더 다가간 전시관에 집중됐다.
네트워크 속도가 5G에서 진화하면 대용량 영상이나 XR 콘텐츠 전달에서 나아가 촉각, 후각과 같은 공감각적 정보 전달도 가능해질 전망인데, 일본 통신사 NTT 도코모는 이번 MWC에서 이런 가능성을 내비쳐 관심을 끌었다.
6G로 사람이 느끼는 감각을 다른 사람에게 기기를 통해 전하는 햅틱(haptic)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사람이 사물을 만질 때 느끼는 미묘한 진동 주기를 센서가 측정해서 다른 사람이 지닌 햅틱 기기를 통해 재현하는 기술로, 홈쇼핑 시청자가 옷과 같은 상품의 촉감을 느껴보고 구매를 결정하도록 돕거나 원격 진찰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NTT 도코모와 6G 연구를 공동 수행하고 있는 노키아 벨 연구소 피터 베터 소장은 "6G 시대에서 네트워크는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면서 우리의 디지털과 물리적 실재를 연결하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태문 삼성전자[005930] MX(모바일 경험) 사업부장(사장)도 MWC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NTT는 기초 연구가 워낙 탄탄한 통신사"라며 축적된 기초과학 연구의 결과물이라는 평을 남겼다.
햅틱 기술 외에 이번 MWC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보다 이미 등장했던 기술을 다양한 산업 현장에 융합한 사례가 구체화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에릭슨 등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는 스마트 팩토리 같은 생산 효율성 향상을 위한 5G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퀄컴은 공장, 물류센터, 자동차 등 다양한 공간의 더 많은 동시 연결을 지원하는 최신 칩셋 제품과 플랫폼을 전시했다.
세계 5G 특허를 15.4% 보유한 1위 장비업체 화웨이는 6G 주도권을 놓고 미국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오픈랜(개방형 무선 접속망) 전환에 대해 "표준을 따르겠다"면서 중립적인 입장임을 MWC에서 강조했다.
이번 MWC에서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기술·기기 혁신이 드물었던 가운데 가장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모았던 신제품은 모토로라가 내놓은 롤러블 스마트폰과 노트북이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디스플레이가 원래 크기보다 주기적으로 늘어났다 다시 줄어들기를 반복하는 광경이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이 마음대로 만져볼 수 있도록 하는 다른 전시품과 달리 롤러블 제품을 고정한 채로 자동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시연했는데, 관람객이 몰리자 투명 가림막을 세워 제품을 보호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월 CES 2023에 이어 MWC에서도 'S'자와 'G'자로 접히는 멀티 폴더블 제품 등 미래형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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