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챗GPT 같은 인공지능(AI) 봇을 만들겠다는 중국의 야망이 미국이 수출을 제한한 엔비디아 A100 등 첨단 반도체 부족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현지 기업가와 엔지니어들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한 비공개 세미나에서 중국 인공지능협회 이사회 소속 AI 기술 기업가는 챗GPT 같은 AI 봇에 필요한 거대언어모델(LLM)을 현대의 증기 기관이라고 지칭하며, 미국이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컴퓨팅 파워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GPU는 동시 계산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중앙처리장치(CPU)보다 머신 러닝에서 특별한 이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미국이 GPU 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한 상황에서 중국은 GPU의 질보다는 양에 기대 LLM을 훈련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A100과 같은 강력한 카드가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덜 강력한 GPU 카드를 모아 양으로 이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컴퓨팅 능력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여전히 매우 중요하고 결정적인 요소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군에 AI용 GPU 반도체가 사용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대중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GPU 반도체 A100과 그 업그레이드 버전인 H100의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엔비디아의 GPU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90% 이상이다.
중국의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텐센트 클라우드, 바이두 스마트클라우드, H3C, 인스퍼, 레노버 등이 엔비디아로부터 A100을 공급받아왔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은 모두 중국판 챗GPT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체 검열이나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제재로 챗GPT 같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한다고 SCMP는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일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A100을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챗GPT 같은 모델의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GPU 수는 3만 개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엔비디아는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에 A800 같은 사양이 낮은 대체재를 중국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중국 파트너사인 시톤홀리의 영업 매니저는 "중국의 GPU 카드 생태계는 충분히 강하지 않다"며 "많은 카드 공급업자들은 여전히 엔비디아가 2017년에 내놓은 N100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사 중국 반도체 회사들이 A100처럼 정교한 GPU를 설계할 수 있다고 해도 현재 미국의 제재를 고려할 때 그것을 제조하는 것은 또 다른 장애물이다"고 덧붙였다.
중국 반도체 대기업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시안 유니IC 반도체 관계자는 "이전까지 중국은 5나노(㎚·10억분의 1m)나 7나노 반도체 제조로 도약할 기회가 있었지만, 첨단 장비에 대한 제한이 이를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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