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전 세계 근로환경에서 양성평등이 실현되면 세계 총생산(GDP)이 최소 7조 달러(약 9천151조원), 약 7% 늘어날 것이라고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추산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8개국의 노동 참여와 경영진 구성 등에서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이같이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OECD 국가 노동시장에서 25∼64세 남녀의 차별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세계 총생산이 6.2% 증가하며, 여성 경영진·전문인력의 비중이 남성과 같은 수준이 되면 0.7%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특히 인도 등 신흥국에서 성 격차가 줄어들 경우 총생산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관측했다.
이는 노동시장에 여성 참여와 함께 전문인력 비중 등이 늘어나는 만큼 생산성도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세계 경제 대국을 포함한 OECD 소속 국가 내에서도 남녀 임금 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여성의 평균 임금은 남성의 82% 수준으로 집계돼 20년 전인 2002년의 80%에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에서는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임금을 받기 위해서는 2086년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 세계 경영진 가운데 23%만이 여성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고위 경영진 구성 등에서 이 같은 격차가 더욱 현저하게 드러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심지어 여성이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더 낮은 수준의 저임금 일자리에 취업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경제 리서치 국장인 돈 홀랜드는 "진전이 있었지만, 충분히 빠르지 않다"며 변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한 사회적 규범을 포함해 "이 같은 성 격차 이면에는 복잡한 이슈들이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는 유급 출산휴가와 더 저렴한 보육 등이 성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가 현재 전환점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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