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인기 끌자 게임·엔터 업계도 관심…지자체 버튜버도 등장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사람이 직접 출연하는 대신 표정과 행동을 따라 하는 가상의 아바타를 내세워 시청자와 소통하는 '버추얼 유튜버'(버튜버)가 콘텐츠 업계를 달구고 있다.
버튜버는 초창기에는 소수의 마니아층만 즐기던 콘텐츠였으나, 시청자층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대폭 늘어나면서 대기업은 물론 지방자치단체까지 관심을 가지고 뛰어드는 모양새다.
버튜버의 시초는 2016년 말 일본에서 등장한 최초의 가상 유튜버 '키즈나 아이'다.
잡담·게임 콘텐츠를 주로 선보이던 키즈나 아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유튜브 시작 1년만에 100만 구독자를 달성했고, 이달 기준으로는 300만 명이 넘는다.
키즈나 아이의 성공은 다양한 콘셉트의 버튜버들이 우후죽순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또 버튜버가 기존의 인터넷 방송 기획사(MCN)에 들어가 활동하거나, '홀로라이브' 같은 버튜버 전문 기업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일본만큼이나 인터넷 방송 문화가 발달한 한국으로도 이어졌다.
게임 유튜버 '우왁굳'은 2021년 버튜버로 구성된 6인조 가상 걸그룹 '이세계 아이돌'을 기획해 지난해까지 두 차례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매하고, 가상현실 메타버스 플랫폼 'VR챗'에서 멤버별 단독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했다.
또 버튜버 전문 MCN인 '브이리프트'와 '버추얼헤르츠'는 지난달 25일 버튜버가 출연하는 오프라인 콘서트를 합동으로 서울 홍대입구의 공연장에서 열었다. 버튜버 캐릭터가 무대 중앙의 스크린에 나와 춤추며 노래하고, 반주는 현장에서 밴드가 직접 하는 방식이었다.
게임·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버튜버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버튜버를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2018년 모바일 게임 '에픽세븐' 홍보를 위해 버튜버 '세아'를 선보였고, 이후 종합 게임·소통 버튜버로 개편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이세계 아이돌'의 성공을 눈여겨보고, 이에 영향을 받아 올해 초 버추얼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소녀 리버스'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까지 버튜버 열풍에 가세했다.
서울 강서구청은 지난달 21일 공식 유튜브 채널 'i강서TV'를 통해 홍보정책과 소속 직원이 직접 연기한 버튜버 '새로미'를 공개했다.
여러 '밈'(인터넷상의 유머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새로미의 영상은 지자체 홍보용 유튜브치고는 높은 11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버튜버는 콘텐츠 제작자가 얼굴을 직접 드러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고, 시청자 입장에서도 사람이 아닌 캐릭터를 상대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더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특히 최근 IT 업계에서 주목을 받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인공지능)와 버튜버가 결합할 경우, 지금처럼 사람이 뒤에서 연기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진정한 의미의 '가상인간'이 나올 날이 머지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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