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 복용 어린이 19명 숨져…"약품 22개 품질 불량"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경찰이 우즈베키스탄 감기약 복용 어린이 집단 사망 사건과 연관된 제약업체의 직원들을 체포했다고 PTI통신 등 인도 매체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에 있는 제약사 마리온 바이오테크의 제조 책임자와 약사 등 3명이 전날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측은 "또다른 경영진 2명은 해외에 머물고 있는데 이들도 귀국하는 대로 체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보건 당국이 이 제약업체의 약품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이후 이를 토대로 관계자 체포에 나섰다.
앞서 보건 당국은 샘플 조사 결과 마리온 바이오테크의 약품 22개가 불순물이 섞여 있는 등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인도중앙의약품표준관리국(CDSCO) 아시시 카운달 조사관은 "불순물이 섞인 약은 일반인에게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우즈베키스탄 당국은 마리온 바이오테크의 감기·독감 치료제 '도크-1 맥스' 시럽을 복용한 어린이 19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우즈베키스탄 당국 조사 결과 해당 시럽에서는 독성물질인 에틸렌글리콜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틸렌글리콜은 주로 자동차 부동액이나 유리 세정액 등으로 쓰이지만 의약품 제조에도 적은 양이 사용된다.
이후 인도 당국도 마리온 바이오테크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말 해당 회사의 의약품 생산을 전면 중단시킨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프리카 감비아에서도 또 다른 인도산 시럽 감기약을 먹은 어린이 약 70명이 사망했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는 해당 사건이 인도에서 만들어진 오염된 의약품 4개와 관련이 있다며 문제의 시럽에는 유해 성분이 허용치 이상으로 많이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이후 인도네시아에서도 어린이 200여 명이 현지 제약사가 생산한 시럽을 복용한 후 숨졌다.
WHO는 지난 1월 말 유해 성분이 든 기침용 시럽 약품을 먹고 급성 신장 질환을 일으킨 사례가 7개국에서 보고됐으며 사망 아동 규모는 3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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