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0.6%p 뛰자 고정금리↑…신한·농협 최대 0.3%p 자진 인하
코픽스 0.47%p 떨어졌는데 변동금리 오히려 오르기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은 일단 멈췄지만,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오히려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 동결보다 미국의 통화 긴축 장기화 우려가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쳐 최근 채권 금리가 뛰기 때문이다.
여기에 '돈 잔치' 경고에 따른 개별 은행의 가산금리 자진 인하, 은행별 변동금리 산출 방식 차이, 시장·예금 금리의 코픽스(COFIX) 반영 시차 등까지 겹쳐 금융소비자들이 금리 추이를 가늠하고 계획을 짜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주담대 고정금리·신용대출 금리 한달새 0.3%p↑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410∼6.522% 수준이다.
한 달 전인 2월 3일과 비교하면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가 0.280%포인트(p) 올랐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같은 기간 0.589%포인트(3.889%→4.478%) 뛰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5.420∼6.450%)도 한 달 사이 하단이 0.270%포인트, 상단이 0.140%포인트 높아졌다. 역시 은행채 1년물 금리 상승(+0.391%포인트)과 관계가 있다.
최근 1∼2주 채권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주로 미국의 물가 불안과 이에 따른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등 긴축 기조 강화 예상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의 경우 현재 연 4.920∼6.946%로 하단은 0.030%포인트 떨어졌지만, 상단은 0.056%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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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출 금리·채권 금리 추이│
│ ※ KB·신한·하나·우리은행, 은행연합회, 채권정보센터 자료 취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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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2월 3일│2023년 3월 3일 │하단,상단 변동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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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연 4.950∼6.890% │연 4.920∼6.946%│-0.030%p, +0.056%p │
│변동금리(신규 │ │││
│코픽스 기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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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연 4.130∼6.640% │연 4.410∼6.522%│+0.280%p, -0.118%p │
│혼합형금리(은 │ │││
│행채 5년물 기 │ │││
│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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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주택 │연 4.300∼6.830% │연 4.510∼6.677%│+0.210%p, -0.153%p │
│금융공사 보증.│ │││
│2년만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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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금리(│연 5.150∼6.260% │연 5.420∼6.450%│+0.270%p, +0.140%p │
│1등급·1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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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신규취 │4.290%│3.820% │-0.470%p│
│급액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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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5년물(A│3.889%│4.478% │+0.589%p│
│AA·무보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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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1년물(A│3.541%│3.932% │+0.391%p│
│AA·무보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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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금리 상승폭, 은행채의 절반…'돈잔치' 뭇매에 가산금리 낮춘 결과
최근 은행권 대출 금리의 실제 변동 폭은 지표금리인 은행채(고정금리)나 코픽스(변동금리)보다 작은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최근 한 달 은행채 5년물 금리는 0.589%포인트 올랐지만, 이 금리를 지표로 삼는 4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 하단의 인상 폭은 절반 수준인 0.280%포인트에 불과하다.
그만큼 '돈 잔치' 비난 속에 은행들이 스스로 가산금리를 줄여 대출금리를 낮춘 결과다.
신한은행은 3일부터 추가로 주택담보대출(신규구입자금 용도) 금융채 5년물 기준 금리를 0.3%포인트 낮추고 주택담보대출(생활안정자금 용도) 금융채 5년물 기준 금리도 0.2%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를 통해 대출 고객의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 역시 같은 날부터 가계 신용대출과 주택 외 부동산담보대출에 일괄적으로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 "기준금리와 따로 노는 대출금리…향후 전반적 상승 가능성"
반대로 4대 은행의 한 달간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하단 하락 폭(-0.030%포인트)은 코픽스(-0.470%포인트)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상단의 경우 코픽스 인하와 상관없이 0.056%포인트 더 올랐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일부(신한·하나은행)가 실제 적용할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산출할 때 코픽스 변동분을 기계적으로 더하거나 빼는 게 아니라, 예금금리나 채권금리 등 실제 조달금리를 따로 계산해 반영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변동금리 산정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우리는 코픽스를 절대적 지표금리로 사용하지 않고 그 시점의 조달 금리를 구해서 정한다"며 "따라서 최근 크게 오른 시장 금리 등의 영향으로 변동금리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 입장에서는 1월 기준금리가 인상됐을 때 대출금리는 떨어지고, 2월 동결되니 대출금리가 다시 오른데다 코픽스 흐름과도 잘 들어맞지 않아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여러 변수가 있지만, 시장금리와 예금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 약 한달의 시차를 두고 코픽스 등에도 상승분이 반영돼 고정금리 뿐 아니라 변동금리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shk999@yna.co.kr, pdhis959@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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