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리 총리, 각 부처마다 환대…퇴임에도 당내 좋은 평가 유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5일 개막하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계기로 퇴임하는 리커창(67) 중국 국무원 총리가 여러 정부 부처를 도는 고별 투어에서 환대를 받으며 경제 개혁을 강조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에서 검열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는 리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국무원과 재정부 등 정부 부처를 도는 영상이 지난주 중국 인터넷에 올라오기 시작했지만 많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검열되고 있으며 대부분은 '만리방화벽' 바깥에서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만리 방화벽'은 중국 당국의 인터넷 통제 시스템을 말한다. 이에 중국에서는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서방 매체 사이트 등에 접근이 불가능한데, 많은 이용자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이들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다.
SCMP는 리 총리가 국무원 직원들로부터 환대를 받고 단체 사진을 찍는 모습을 비롯해, 그가 감독했던 여러 핵심 경제 정부 기관들에서 많은 관리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은 모습을 담은 영상들이 인터넷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리 총리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방문 영상에서는 중국 경제 개혁이 여전히 포괄적으로 촉진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최우선 순위는 발전이며 기본적인 동력은 개혁이고 이들은 여러분에게 맡겨진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관리는 SCMP에 리 총리의 방문 현장은 화기애애했다며 "많은 이들이 리 총리에게 작별을 고하기 위해 모여들었고 모두가 그와의 이별을 원하지 않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분위기는 리 총리가 중국 2인자의 자리에서 물러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산당 내에서 좋은 평판을 누리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이날 전인대 개막식에서 마지막 업무 보고를 한다.
리 총리는 베이징대를 졸업했으며, 지난달 27일 별세한 중국의 개혁·개방 이론가인 리이닝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MBA스쿨) 명예원장의 제자이다.
그는 중국 경제 개혁을 이끌 인물로 평가받았으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당내 독보적 지위 구축에 나서면서 총리로 재임한 지난 10년간 존재감이 약화해갔다.
리 총리는 앞서 지난달 6일 전문가 좌담회에서도 "개혁·개방을 추진하고 서비스 개혁을 최적화하며 대중의 창업과 사람들의 혁신을 지지해 시장의 활력과 사회 창조력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며 "인민의 소망을 시정의 지향으로 삼아 민생 문제를 중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인 기업가는 SCMP에 리 총리가 실질적이고 견실한 인사라며 "그는 현장 상황을 정말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리 총리의 후임은 당 서열 2위 리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맡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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