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연중 최대 정치 이벤트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수도 베이징이 연일 짙은 스모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일 베이징시 환경보호 관측센터에 따르면 양회 셋째 날인 이날 오전 8시 현재 베이징 전역의 공기질지수(AQI)는 5급 '심각 오염'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AQI는 우수(0∼50), 양호(51∼100), 약한 오염(101∼150), 중급 오염(151∼200), 심각 오염(201∼300), 엄중 오염(301∼500) 등 6단계로 나뉜다.
가장 주된 오염물질은 초미세먼지(PM 2.5)였다.
베이징 35곳에 설치된 대기오염 관측 지점의 PM 2.5 농도는 평균 244㎍/㎥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초미세먼지 권고기준이 연평균 5㎍/㎥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의 50배가량 대기질이 악화한 것이다.
미세먼지(PM 10)도 평균 150㎍/㎥를 기록하고 있다.
환경보호 관측센터는 "어린이, 노인, 폐 질환자는 야외활동을 중단하고 실내에 머물러야 한다"며 "일반인도 야외활동을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베이징은 양회의 시작을 알리는 정협 개막식이 진행된 지난 4일부터 스모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4일은 중급 오염 상태였으나 5일 오전부터 공기 질이 급격히 나빠져 이틀 연속 심각 오염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베이징 도심은 연일 흑백 TV를 틀어놓은 듯 뿌연 하늘을 연출하고 있다.
베이징 시내 궈마오 지역은 이날 AQI가 260㎍/㎥를 넘어 뿌연 하늘이 연출되면서 햇빛마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지역은 200m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전날 오전 찾아간 베이징 톈안먼 광장도 짙은 안개와 미세먼지 때문에 길 건너 톈안먼 성루의 거대한 마오쩌둥 초상화마저 흐릿하게 보였다.
중국은 정치·경제·외교 등 1년 정책 방향을 발표하는 양회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수년 전부터 양회 기간에는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인공 강우로 푸른 하늘을 연출하는 이른바 '양회 블루'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지난해 상하이 전면 봉쇄 등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집행하느라 목표치(5.5% 안팎)에 크게 못 미치는 3.0% 성장에 그친 뒤 올해는 경제 성장세를 본궤도로 올리기 위해 공장들을 '풀가동'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베이징시 생태환경국은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당 30㎍으로, 베이징의 하늘이 관측 이래 가장 맑았다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 일련의 조치를 시행하며 공기 정화에 신경 쓴 결과라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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