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수뇌부·후보 4인은 "예정대로 진행"…사내외에선 후보확정일·주총일 연기설
후보 4인 일괄사퇴·주총 낙마 가능성도 제기…식물 대표설·차기 경영진 수사설도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조성미 기자 = 차기 대표 후보 확정을 하루 앞둔 KT 안팎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KT는 7일 최종 대표 후보를 확정하고 이달 말 주주총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대표 후보자 일괄 사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6일 업계 등에 따르면 KT 이사진은 7일로 예정된 대표 후보자 최종 선출을 일단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원래 일정은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4인 중 대표 후보를 확정해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 총회에서 주주 투표로 차기 대표를 선임하는 것으로 돼 있다.
4명으로 압축된 대표 후보 중 한 후보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아직 새로 통보받은 일정 등 변화는 없었고, 처음에 들은 대로 7일 이사회 면접에서 경영 계획을 소상히 설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권 카르텔", "그들만의 리그"라고 비판하며 '구현모 경영진'에 대한 수사까지 요구한 데 이어 대통령실까지 "모럴해저드"를 언급한 심상치 않은 상황이어서 주총과 후보 확정일이 잇따라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차기 대표 최종 후보가 주총 표 대결에서 현 상황이 향후 KT의 경영 안정을 저해할 것이라고 보는 주주 등의 반대표에 밀려 낙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대표적으로는 1대 주주인 국민연금 등이 꼽힌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밝힐 입장이 없다"고만 말했다.
나아가 KT 안팎에서는 압축된 후보자 4인이 일괄 사퇴하고 후보를 재선정하는 시나리오까지 나돈다.
여권 관계자는 "황창규 전 대표에서 구현모 대표로 이어진 '승계' 수법을 그대로 쓰려 하고 있는데 내부 인사로는 절대 고칠 수 없는 소유 분산 기업의 문제에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내부 인사만으로 선출 일정을 진행하려는 움직임을 비판했다.
KT 내부 관계자는 "이사회도 동요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후보 4인의 일괄 사임 가능성 등도 제기되는 등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해진 일정대로 4인 후보 중 한 명이 대표로 선임되더라도 "그들만의 리그"라는 여권의 비판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새 KT 수장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식물 대표'에 그칠 것이란 주장도 있다. 특히 여권에서 "구현모 일당"이란 표현까지 썼다는 점에서 새 대표가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설도 나온다.
한편, 만일 대표 후보자를 재선정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이달 말 주총에서 이사진 4명을 교체하는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현재 KT 등기임원 9명 중 사퇴한 이강철 전 사외이사를 제외한 8명 가운데 사내이사 구현모 대표, 윤경림 사장, 사외이사인 표현명·강충구·여은정 이사의 임기는 이번 주총에서 끝난다. 이에 따라 사내외 이사를 재선임 또는 신규 선임하려면 상법에 따라 주총 소집 결의와 안건 정보 등은 주총 개최 2주 전에는 공고해야 하는데, 대표 후보를 원점에서 재선정한다면 혼돈이 불가피하다.
c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