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후보들은 "예정대로 진행할것"…안팎선 '후보 4인 일괄사퇴' 가능성 제기
후보확정일-주총일 연기설도 나와…주총 낙마·차기 경영진 수사 시나리오도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조성미 기자 = 차기 대표 후보 확정을 하루 앞둔 KT[030200] 안팎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KT는 7일 최종 대표 후보를 확정하고 이달 말 주주총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외 이사가 돌연 사퇴하고 일각에선 대표 후보자 일괄 사퇴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6일 업계 등에 따르면 KT 이사진은 7일로 예정된 대표 후보자 최종 선출을 일단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원래 일정은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4인 중 대표 후보를 확정해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 총회에서 주주 투표로 차기 대표를 선임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권 카르텔", "그들만의 리그"라고 비판하며 '구현모 경영진'에 대한 수사까지 요구한 데 이어 대통령실까지 "모럴해저드"를 언급한 심상치 않은 상황이어서 주총과 후보 확정일이 잇따라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사외이사 벤자민 홍 전 라이나생명보험 대표이사가 최종후보 확정을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알려졌다.
수용 여부는 아직 확인 안 됐지만, 현 체제에서는 홍 이사 사임 절차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홍 이사의 자진 사의 표명으로 당장 7일로 예정된 차기 대표이사 후보 심사 대상자 4인의 자질을 심사할 면접관도 기존 7명에서 6명으로 줄어든다.
KT 내부 관계자는 "이사회도 동요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후보 4인의 일괄 사임 가능성 등도 제기되는 등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면서 KT 안팎에서는 압축된 후보자 4인이 일괄 사퇴하고 후보를 재선정하는 시나리오까지 나돈다.
여권에서 구 대표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실명을 거론했던 윤경림·신수정 후보 외에 나머지 두 후보도 불법 정치자금 연루 의혹을 받았던 과거가 있는 점도 이런 일괄 사퇴설의 배경 중 하나다.
임헌문 후보는 2016년 KT의 일명 불법 정치자금 '쪼개기 후원'에 연루돼 정치자금법 위반과 횡령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고, 박윤영 후보도 후원금 송금에 계좌를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후보는 법적 처벌 기준인 500만 원 이상 송금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들 4인 중 최종 후보가 7일께 선정돼도 주총 표 대결에서 현 상황이 향후 KT의 경영 안정을 저해할 것이라고 보는 주주 등의 반대표에 밀려 낙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대표적으로는 1대 주주인 국민연금 등이 꼽힌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밝힐 입장이 없다"고만 말했다.
정해진 일정대로 4인 후보 중 한 명이 대표로 선임되더라도 "그들만의 리그"라는 여권의 비판이 멈추지 않을 듯하다는 점에서 새 KT 수장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있다. 여권에서 "구현모 일당"이란 표현까지 쓸 정도의 상황이라면 새 경영진도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설도 나온다.
한편, 만일 대표 후보자를 재선정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이달 말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표현명·강충구·여은정 이사 외에 사임한 이강철 전 이사, 사의를 표명한 벤자민 홍 이사까지 사외이사 5명을 교체해야 하는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사내외 이사를 재선임 또는 신규 선임하려면 상법에 따라 주총 소집 결의와 안건 정보 등을 주총 개최 2주 전에는 공고해야 하는데, 대표 후보를 원점에서 재선정한다면 일정과 절차 등에 혼돈이 불가피하다.
KT 새노조는 "최종 대표후보 면접을 심사해야 할 사외이사가 하루 전에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참으로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내일 이사회 역시 공전할 경우 회사가 입을 타격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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