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결정인지 우려…근거 따져보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의 미국산 유전자 변형(GMO) 옥수수 수입 단계적 제한 및 중단 방침에 대해 미국이 "그런 결정의 근거가 무엇인지 따져보자"며 협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6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엘우니베르살·엘피난시에로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멕시코의 농업 정책에 대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근거한 '기술적 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캐서린 타이 USTR 대표는 이날 낸 성명에서 "미국은 멕시코의 생명공학 정책에 대한 우려와 함께 과학기반 접근법 채택 중요성을 (멕시코 정부에) 반복적으로 전달했다"며 USMCA 협약사항에 대한 준수 여부에 대해 따질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으로부터 연간 평균 약 1천700만t 옥수수를 수입하는 멕시코는 제초제(글리포세이트) 사용 금지와 함께 GMO 옥수수 유통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멕시코는 국민 주식인 토르티야의 원재료, 하얀 옥수수의 경우엔 대부분 자급자족하고 있다. 그러나 소스 제조나 동물용 사료 등에 쓰이는 노란 옥수수는 그간 GMO를 포함한 미국산에 크게 의존해 왔다.
이 때문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정부의 방침은 미국 농업계를 위시한 정부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애초 내년 1월을 시한으로 둔 것에서 '속도 조절'을 하기로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GMO 옥수수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이다가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게 멕시코 정부의 뜻이다.
미국은 멕시코가 '수십억 달러 규모 농산물 무역에 훼방을 놓는 위협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타이 USTR 대표는 "기후 위기와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혁신을 억제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톰 빌색 미 농무장관도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방미 이후 현지 취재진에 멕시코의 미국산 옥수수 수입 제한 문제를 거론하며 "(멕시코의 결정은) USMCA의 기반인 과학적 근거에 따른 판단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멕시코 언론들은 양국 간 그간 다양한 루트로 조율했음에도 멕시코 정부에서 과학적으로 뒷받침할만한 자료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해 미국을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그간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 차례 "우리나라는 유전자 변형 옥수수를 사람이 소비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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