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시장 재선 실패, 민주당에 경종"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 시장(62·민주)이 범죄에 미온적이고 범죄자에게 관대한 민주당의 태도가 민주당 선출직 공무원들의 정치 생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6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CNN·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애덤스 시장은 전날 CNN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디 유니언'에 출연,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60·민주)의 재선 실패는 미국에 대한 경고 신호"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CNN은 애덤스 시장이 '민주당 소속의 미국 대도시 시장들에 대한 경고 신호'를 '미국에 대한 경고 신호'로 뭉뚱그려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덤스 시장은 "나는 범죄 현장에 나가곤 한다. 그리고 뉴욕 주민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안다"며 "다른 도시들도 마찬가지다. 공공안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모두가 안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덤스는 2021년 뉴욕 시장 선거에서 공공안전과 범죄퇴치에 초점을 맞춘 캠페인을 벌여 당선됐다. 지난해에는 뉴욕 지하철에 경찰력을 추가 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범죄 예방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2019년 미국 대도시 최초의 성소수자 흑인 여성 시장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등장한 라이트풋 시장은 시카고가 범죄율 급증 등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지난주 실시된 선거에서 득표율 16.9%로 3위에 그쳐 결선 진출권 조차 따내지 못하고 4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이번 시카고 시장 선거에서는 전원 민주당 소속인 9명의 후보 가운데 폴 발라스(69) 전 시카고 교육청장이 1위(33.2%), 브랜든 존슨(47) 쿡 카운티 위원이 2위(21.1%)를 차지했다.
발라스 전 교육청장은 후보 가운데 중도 성향이 가장 짙은 인사로, 선거 기간 '공공안전 강화', '경찰 지원 확대'를 핵심 공약으로 앞세웠다.
미국 3대 도시 시카고의 시장 선거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유권자들의 범죄와 치안에 대한 입장과 태도를 가늠해보는 시험대가 됐다고 CNN은 분석했다.
애덤스 시장은 "공공안전은 도시 번영의 전제 조건"이라며 "시카고와 마찬가지로 뉴욕을 포함한 모든 대도시의 시민들도 안전하기를 원한다. 공공안전에 중점을 두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애덤스 시장은 범죄와 공공안전에 대한 그의 발언이 민주당에 흠집을 내고 외려 공화당을 돕는다는 당내 비판에 대해 "분명한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뉴욕 시민들은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고 관련 통계들도 그들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의 고충을 무시하려 하는 이들을 어쩔 수는 없다. 다만 나는 지하철을 타고 거리를 걷고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이 안전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범죄와 관련해 민주당 내부에 분열이 있다"며 "중도파 의원들은 급진파의 사법개혁·경찰 예산 삭감 등의 주장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주도의 미국 수도 워싱턴DC는 지난해 범죄 처벌 수위를 낮추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공화당 주도의 연방 하원이 지난달 이 개혁안을 무효화 하기 위한 법안을 승인해 상원에 이관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 법안에 서명할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같은 움직임은 민주당 주도의 사법개혁이 필연적으로 지역사회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는 공화당 측 주장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급진 성향 민주당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며 공공안전이 2024 대선에서도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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