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카드연체료·인터넷해지료 등 '숨은수수료' 폐지·인하 정책 가속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일부 항공사가 어린 자녀와 함께 탑승해 옆좌석에 앉을 경우 부과해온 이른바 '가족석 수수료'를 폐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고물가로 인한 국민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추진해온 각종 '숨은 수수료' 폐지 방침을 밝히며 항공사를 압박한 데 따른 것이다.
미 교통부는 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3개의 미 항공사가 가족석 수수료를 면제하는 데 서면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교통부는 미 주요 10개 항공사 중 아메리칸항공, 알래스카항공, 프론티어항공이 이같이 결정했다는 사실을 눈에 잘 띄게 대시보드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어린 자녀와 여행하는 부모는 항공사에 추가 수수료 없이 옆자리에 앉을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린 이런 가족석을 보장하도록 항공사를 압박해왔고, 일부 항공사가 상식적인 변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앞서 교통부는 작년 7월 13세 이하 어린이를 동반한 성인 가족에 대한 가족석 수수료를 폐지하라고 항공사를 압박해왔다.
하지만 정관을 통해 이를 보장하겠다는 항공사가 많지 않자 이날 대시보드를 공개하며 추가 압력에 나선 것이다. 교통부는 항공사가 가족석 수수료 폐지는 물론 이를 어길 경우 정부가 강제 조처를 할 수 있게 규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달 국정연설에서 "지금 항공사 수화물 요금은 아주 나쁘다. 항공사는 여러분의 자녀를 수화물처럼 취급해선 안 된다"고 가족석 수수료 폐지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항공사 가족석 수수료 폐지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국민 생활 전반에 걸친 숨은 수수료 폐지 정책의 일환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신용카드 연체 수수료, 휴대전화 해지 부과금, 인터넷서비스 조기해지 수수료 등 불필요한 수수료가 미 가정에 피해를 준다며 해당 비용을 낮추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한 바 있다.
또 항공사 수화물 추가요금, 항공편 변경·취소에 대한 선불 수수료를 전면 공개하라고 압박하면서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기도 했다.
미 교통부가 가족석 수수료를 완전히 없애는 규정 제정 착수에 들어갔지만 법적 요인 등으로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입법화를 위해 조만간 이런 수수료를 없애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보낼 예정이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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