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성향 일각 '국가적 이혼' 주장…헌법상 일방적 탈퇴는 불가능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텍사스주 의회에서 올해 11월 선거 때 텍사스의 분리독립 여부를 찬반 주민투표에 부치자는 법안이 6일(현지시간) 발의됐다.
브라이언 슬레이턴 텍사스주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로 '텍시트(TEXIT) 주민투표 법안'이라는 제목의 이런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텍시트는 '텍사스'(Texas)와 '탈퇴'(exit)를 합성한 말로, 텍사스주가 연방국가인 미합중국으로부터 탈퇴해 분리·독립하자는 것이다.
슬레이턴 의원은 "앨러모 함락 187주년인 이날 우리 주의 미래에 대해 텍사스 주민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이 법안을 발의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앨러모 함락은 1836년 멕시코군이 멕시코령 텍사스 샌안토니오의 앨러모 전도소 겸 요새를 포위한 후 점령하고 텍사스 독립운동 가담자들을 학살한 사건이다.
슬레이턴 의원은 "연방정부가 수십년간 우리의 권리와 자유를 지속적으로 침해해 왔다"며 텍사스인들이 목소리를 낼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는 자유와 자치를 위한 갈망에서 태어났으며, 그 갈망은 텍사스인 모두의 가슴에서 계속 타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의안 번호가 'HB 3596'인 이 법안이 만약 주의회에서 의결돼 공포된다면 올해 11월 7일 치러지는 총선거에서 "본 주가 독립국으로서의 지위를 다시 주장해야 할지"를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된다.
이 법안은 작년 6월 텍사스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채택된 강령을 반영한 것이다. 당시 전당대회에서는 "텍사스주가 독립국으로서의 지위를 다시 주장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토록" 묻는 주민투표를 시행토록 주의회에 촉구하는 강령이 채택됐다.
이와 유사한 법안을 카일 비더만 의원이 2021년 1월에 발의한 적이 있으나 담당 위원회가 공청회나 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텍사스를 비롯한 공화당 성향 주의 일부 유권자들과 정치인들은 미국 연방으로부터 분리해 독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다.
2주 전에는 조지아주의 마저리 테일러 그린 연방하원의원이 미국 연방을 "빨간 주(공화당 지지 주)와 파란 주(민주당 지지 주)로 분리하고 연방정부를 축소하자"며 '국가적 이혼'(national divorce)을 주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만 미국 헌법에는 주의 연방 탈퇴에 관한 조항이 없으며, 남부 주들이 분리를 선언했다가 연방군에 의해 진압된 남북전쟁(1861∼1864년) 이래 연방대법원의 1869년 '텍사스 대 화이트' 판례로 확립된 헌법 해석에 따르면 주의 일방적 연방 탈퇴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며 주가 자체적으로 연방 탈퇴를 선언하더라도 원천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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