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돌 맞은 남성 등 부상자 5명…군인들 정착민과 함께 춤추는 영상 유포
이스라엘군 "군인들의 행동, 작전중 기대행동 아냐…조사중"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유대 최대 명절중 하나인 '부림절'(Purim, 3월 6∼7일)을 맞은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들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또다시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충돌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매체 알-쿠즈 등에 따르면 전날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후와라에서 정착촌 거주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충돌, 5명이 다쳤다.
적신월사는 팔레스타인 부상자 가운데 한명은 머리에 돌을 맞았으며, 다른 부상자들은 이스라엘 군인들이 쏜 최루가스를 마셨다고 밝혔다.
알-쿠즈는 "일부 유대인 정착민이 차량을 향해 돌을 던지기도 했다"면서 "부림절을 기념하려는 유대 정착민들이 점령군의 삼엄한 보호를 받으며 마을로 몰려들면서 몇시간 동안 긴장이 고조됐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인권 단체 예시 딘(Yesh Din)도 "정부의 지원과 당국의 무관심 속에 정착민들은 후와라에서 부림절 축제의 하나로 포그롬(제정 러시아의 유대인 등 학살에서 유래한 말로 대학살을 의미)을 이어갔다"고 논평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후와라에서 다수의 집회가 있었으며, 그 와중에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시민 간 폭력 충돌도 있었다"며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시위 해산 수단이 동원됐다"고 해명했다.
부림절은 고대 페르시아 제국 재상 하만이 유대 민족을 학살하려는 음모를 유대인 왕비 에스터가 저지한 것을 축하하는 날로, 이날 유대인들은 화려하게 치장한 채 먹고 마시며 즐긴다.
SNS에 유포된 영상에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한밤중에 정착촌 주민들과 어우러져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이 담겼다.
군 당국은 이어 "영상에 담긴 상황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군인들의 행동은 작전 중에 기대되는 행동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후와라는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정착민 간의 유혈 사태로 최근 주목을 받은 요르단강 서안 북부의 마을이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22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대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인근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량에 총격을 가해 20대 이스라엘인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유대인 정착촌 주민 수백명은 후와라에 몰려가 총을 쏘고, 주택과 차량 등에 닥치는 대로 불을 지르며 보복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1명이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이스라엘 정부 내 대표적인 극우성향 정치인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부 장관은 지난 1일 후와라의 폭력 사건을 언급하면서 "마을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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