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다크 앤 다커', 빼돌린 데이터로 제작…관련자 모두에 책임 묻겠다"
아이언메이스 "애셋 유출 없었다" 의혹 부인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권준우 기자 = 넥슨의 미출시 프로젝트를 무단 반출해 게임 '다크 앤 다커'를 개발한 의혹을 받는 국내 게임 제작사 '아이언메이스'에 대해 경찰이 강제수사에 나섰다.
8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대는 전날 오전 성남시 분당구의 아이언메이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개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앞서 넥슨은 2021년 8월 아이언메이스 관계자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넥슨은 A씨가 신규개발본부 재직 당시 담당하던 미출시 게임 '프로젝트 P3'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외부에 유출했고, 이를 기반으로 '다크 앤 다커'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한 경기남부청은 작년 8월 사건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고, 이를 검토한 검찰은 지난해 12월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해 사건을 다시 경기남부청으로 내려보냈다.
경찰은 전날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A씨 등이 넥슨에서 유출한 데이터를 '다크 앤 다커'에 사용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P3는 넥슨이 2021년 8월 온라인 발표회 자리에서 차기작으로 소개한 중세 판타지풍의 던전 탐험 게임이다.
넥슨에 따르면 징계 해고당한 A씨는 이로부터 약 두 달 뒤인 10월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했다. 회사 대표는 A씨와 함께 프로젝트 P3를 개발하다 퇴사한 박모 씨가 맡았다.
아이언메이스는 작년 8월에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다크 앤 다커' 플레이테스트 버전을 무료로 공개했는데, 미완성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진행된 플레이 테스트에서 전 세계 동시 접속자 10만 명을 넘기는 등 인기를 끌었다.
유출 논란이 불거지자 아이언메이스 측은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게임을 만드는 데 도난당한 애셋(게임 제작에 쓰는 데이터)이나 코드는 전혀 쓰이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아이언메이스는 다음 달 '다크 앤 다커'의 5차 테스트를 진행하고, 이후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넥슨은 이날 오전 감사·법무실 명의 사내 공지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다크 앤 다커'와 관련한 상세한 대응 경과와 수사 상황을 공유했다.
넥슨은 공지에서 "P3는 2020년 7월 신규개발본부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이후 프로젝트 리더 A씨가 소스코드·빌드를 포함한 수천개의 파일, 개발 정보 대부분을 개인 소유 외부 서버에 무단 반출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개인 서버 제출을 요구하자 A씨는 '서버를 와이핑(데이터 소거)했다'고 주장하며 거부했다"며 징계 해고 과정을 설명했다.
또 "(A씨가) 외부 투자 유치를 언급하며 프로젝트 구성원 전원에게 '집단 퇴직 후 외부에서 함께 P3와 유사한 게임을 출시하자고 제안한 사실도 확인했고, 이후 20명가량의 P3 개발 인력 중 50% 이상이 퇴사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넥슨은 아이언메이스가 내놓은 '다크 앤 다커'에 대해 "회사 설립일 기준 불과 10개월 만에 알파 테스트가 진행됐다"며 "핵심 콘셉트와 장르적 특성, 주요 플레이 방식, 기획 내용, 유저 인터페이스(UI) 디자인, 아트 등 거의 모든 부분이 P3와 흡사해 독립적으로 개발됐다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
이어 "P3가 정상적으로 사내에서 개발됐다면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 이름을 걸고 유저들에게 선보였을 것"이라며 "A씨뿐 아니라 프로젝트 정보 유출 및 활용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법인에 대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uju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