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의회 비준 앞두고 방문…"헝가리에 대한 '거짓말' 더는 안돼" 신경전도
나토 사무총장도 오늘 스웨덴 방문…9일 튀르키예와 '담판' 관건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동의안 비준을 미루고 있는 헝가리가 7일(현지시간)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헝가리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을 찾은 헨데 처버 의회 부의장은 스웨덴 TT통신에 "헝가리 정부와 대통령·총리, 의회 구성원 대부분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최근 튀르키예에 이어 헝가리 역시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는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아론 에밀손 스웨덴 의회 외교위원장에 따르면 헝가리 대표단은 나토 가입 비준과 관련해 스웨덴측에 별도의 '조건'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날 헝가리 의회 대표단의 스웨덴 방문은 헝가리 의회가 오는 20일께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과 관련한 최종 절차인 가입 비준안 표결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이뤄졌다. 대표단은 핀란드도 방문할 예정이다.
다만 의회 대표단은 이날 지지 의사와 함께 '우회 경고'도 분명히 했다.
헨데 부의장은 "스웨덴 정치인이나 정부, EU 의회 의원들이 완전히 사실과 다른 이야기에 기반해 한 국가의 법치주의가 부족하다고 하는 등의 발언은 암시하지 않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스웨덴과 핀란드를 겨냥해 "헝가리의 법치와 민주주의 건전성에 대해 노골적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스웨덴 일각에서는 EU 내부에서 입지가 좁은 헝가리가 자국의 나토 가입 현안을 연결고리로 삼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외신은 짚었다.
실제로 헝가리는 EU와 나토 회원국이지만, 실권을 쥔 오르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가까운 사이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제동을 거는 등 친러 행보를 이어왔다.
헝가리가 일단 이들 국가의 가입 지지 의사를 밝히고 비준안 표결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면 스웨덴과 핀란드는 나토 가입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된다.
이제 남은 건 헝가리와 함께 30개 나토 회원국 중 표결을 미루고 있는 튀르키예의 입장 변화 여부다. 나토 가입을 위해선 30개국이 전부 각자 의회에서 가입 동의안을 비준해야 한다.
특히 오는 9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중재 하에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재개되는 튀르키예와 스웨덴, 핀란드 간 3자협의 결과가 관건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3자 협의를 이틀 앞둔 이날 오후 스웨덴을 방문해 관련 사전 논의를 할 계획이다.
그는 출발 전 브뤼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의에 "헝가리와 튀르키예가 비준 절차를 가능한 한 신속하게 하기를 바라고 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