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에 콜센터 두고 투자 속여 브라질인 945명 갈취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할리우드 영화를 모방해 범죄를 저지른 금융사기단이 브라질 경찰에 적발됐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 G1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경찰은 이날 포르투갈 리스본에 유령회사(페이퍼 컴퍼니)를 차린 뒤 브라질 국민 돈을 가로챈 6명을 전자금융사기, 범죄단체 조직, 자금 세탁 등 혐의로 붙잡았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포르투갈 지부와 함께 진행한 단속에서 브라질 경찰은 체코인이 콜센터를 개설한 뒤 포르투갈에 거주 중인 브라질 출신 주민 수백 명을 고용했다고 밝혔다. 콜센터에서 일한 브라질 주민 중에는 불법 이주자도 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콜센터 근로자들은 국제 전화번호를 브라질리아 내 전화번호인 것처럼 우회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브라질 국민들에게 주식 투자 등을 유도했다고 한다.
사탕발림에 속은 피해자들이 보낸 돈은 곧바로 피의자들의 계좌로 들어갔다고 브라질 경찰은 설명했다.
일부 피해자에 대해선 "손실을 만회해야 한다"며 새로운 투자에 손대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더 큰 손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4년간 이어진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945명으로,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브라질 경찰은 밝혔다.
피해자 중에는 평생 모은 돈을 날린 사례도 있다고 한다. 최대 150만 헤알(3억7천만원 상당)을 잃은 피해자도 있다.
브라질 경찰은 이 단체 '매니저' 격 피의자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른 피의자들에게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더 울프 오프 월 스트리트'(감독 마틴 스코세이지)를 보도록 권장했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1990년대에 미국 월가에서 대규모 사기 범행을 저지른 조던 벨포트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다.
매니저격인 피의자는 '자신과 가족을 생각하고 피해자를 잊어라'라는 모토를 내세워 다른 피의자들의 범행을 독려했다고 경찰은 부연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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