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1천200여명 중 30여명 수준…"목표치 둔 해고는 이례적"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실적 부진과 경기 침체로 미국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법인(Device Solutions Americas·DSA)도 최근 정리해고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A는 지난달 전체 직원들에게 "불확실한 경제 상황 등으로 전체 직원의 3%를 감원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공지를 보냈다.
아마존(1만8천 명)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1만2천 명), 마이크로소프트(1만 명), 델 테크놀로지(6천650명)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을 발표할 때였다.
삼성전자 DSA의 전체 직원은 1천200명으로, 해고 대상자는 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대상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고 대상은 전체 3% 수준이어서 10% 안팎에 이르는 다른 빅테크 기업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경우 지난해 11월 전체 13%인 1만1천여 명을 해고한 데 이어 2차로 수천 명을 추가로 감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 DSA의 이번 감원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반도체 경기도 좋기도 하고 삼성전자가 간헐적으로 저평가자에 대한 해고는 해왔지만, 이번과 같이 '3%'라는 목표치를 두고 오피셜하게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신규 채용을 보수적으로 하고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는 등 가능한 한 기존 인력을 자르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해고 대상을 최소화하면서 직원들의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DSA의 이례적인 인원 감축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여파로 반도체 업계 전반이 불황에 빠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2천7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6.9% 급감했다. 올해 1분기에는 2조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40억 달러(18조2천억 원), 영업손실 7억 달러(9천100억 원)를 기록하며, 50년 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텔은 지난해 말 수천 명을 감원하는 등 전사적인 비용 절감에 나섰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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