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이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해 환경부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국회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립수산과학원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의견서에서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원, 부유사, 소음 등으로 해양환경·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저감 대책을 수립하거나 입지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검토의견서는 국립수산과학원 해역이용영향평가센터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전문가 의견 등을 반영해 작성했고 해수부가 이를 반영한 최종 의견을 환경부에 제출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먼저 법정위기종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조사 종·개체수를 늘리고 1년 이상의 장기 조사 자료를 획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계획지구 인근에 철새도래지가 위치하고 다수의 조류와 남방큰돌고래 등이 서식한다"며 "조류 4종, 10개 개체의 위치를 추적한 자료만으로는 계획지구에 출현하는 조류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특히 남방큰돌고래와 관련해서는 "항공기 이·착륙에 의한 소음으로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며 "비행경로 인근 해역에서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전문가 조사와 영향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립수산과학원은 "계획지구에서 발생한 우수는 신난천, 온평천, 기존 배수로 3개 유역을 통해 바다로 방류된다"며 "사업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하류부의 해양수질 모니터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숨골(동굴 등의 붕괴로 만들어져 많은 물이 막힘 없이 지하로 침투되는 곳)과 관련해서는 "숨골 때문에 공사·운영 중에 지반 침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하수를 통해 비점오염원이 바다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저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전문기관이 제2공항 입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는데 환경부가 무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제주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 일원에 멸종위기 양서류 맹꽁이 서식지가 산재해 사업 진행에 불가피한 환경영향이 우려된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환경부는 전날 연합뉴스에 "(기관들이) 입지 타당성 등에 부동의하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이 아니라 환경영향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때 더 세밀하게 검토하고 저감방안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조건부 동의'(조건부 협의)를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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