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커진 짧은 동영상 규제 강화 가능성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인터넷에서 떠도는 저속한 언어가 청소년들을 망치고 있다며 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인민일보는 8일 '저속한 인터넷 언어가 아이들을 해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최근 인터넷에서 저속하거나 명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나쁜 언어들이 난무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따라 배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언어가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막말이나 욕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짧은 동영상 진행자들이 아무렇게나 내뱉는 이상한 말들을 어린이들이 따라 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런 언어들은 한때 유행하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소멸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여과 없이 사용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해치고, 나쁜 가치관을 전파할 수 있다"며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는 "인터넷 용어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대해야 하지만, 불량하거나 저속한 용어의 사용은 반대하고, 척결해야 한다"며 "이런 언어가 활개 치는 토양을 정화하기 위해 인터넷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부모와 학교 관계자들이 올바르게 지도하고, 인터넷 플랫폼들은 책임지고 인터넷 환경 개선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앞서 TV와 라디오 방송 등을 총괄하는 국가광파전시총국은 지난달 27일 어린이 중독 방지를 위해 짧은 동영상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시장 규모와 영향력이 급속하게 커진 더우인(틱톡의 중국판)과 같은 짧은 동영상 플랫폼에 대한 통제 강화를 위한 수순 밟기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에서는 관영 매체가 사회 난맥상을 고발하는 보도를 한 뒤 당국이 단속에 나서곤 한다.
2021년 8월 관영 매체인 경제참고보가 인터넷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비판한 직후 당국이 게임 중독을 방지하겠다며 미성년자 게임 시간을 일주일에 3시간으로 제한한 바 있다.
작년 말 기준 중국의 짧은 동영상 앱 사용자는 10억1천200만명으로, 4년 만에 56% 증가하며 사상 처음 10억명을 돌파했다. 또 사용자들의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2.5시간으로, 전체 인터넷 앱 사용 시간의 28.5%를 차지해 메신저 앱(20.7%)을 제치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에 올랐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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