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러시아 외교관에게 돈을 받고 기밀문서를 넘긴 이탈리아 해군 장교 왈터 비오트에게 종신형이 구형됐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9일(현지시간) 군검찰이 비오트에게 종신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비오트는 2021년 3월 30일 밤 로마 시내의 한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이탈리아 주재 러시아 대사관 소속 무관과 은밀하게 만나 USB를 건넨 직후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비오트는 군사작전 분야를 총괄하는 국방참모총장실에 소속돼 폭넓은 기밀문서 취급 권한을 갖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 화면에 기밀문서를 띄운 뒤 화면을 휴대전화로 찍어 러시아 측에 돈을 받고 팔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군검찰은 비오트가 업무용 컴퓨터 화면을 휴대전화로 반복해 촬영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증거로 제시했다.
한 검사는 "비오트가 촬영한 19개의 문서 중 일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극비 문서였고, 그중 1개는 1급 비밀문서였다"고 말했다.
당시 현지 언론매체들은 냉전 시대가 종식된 이후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가장 심각한 스파이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대사관에 강력히 항의하고 연루된 러시아 인사 2명을 추방했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