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예산 부족에 차세대 고속철도 사업 2년 연기

입력 2023-03-10 10:10  

영국, 예산 부족에 차세대 고속철도 사업 2년 연기
버밍엄-크루 구간…런던 시장 "엄청난 혼란 초래"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영국 정부가 물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런던과 중부 버밍엄, 북부 맨체스터를 연결하는 고속철도(HS2) 일부 구간 건설 공사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AFP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크 하퍼 교통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버밍엄과 크루를 잇는 HS2 일부 구간 건설을 2년간 연기한다고 밝혔다.
하퍼 장관은 "정부는 버밍엄과 크루를 연결하는 고속철도를 건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그러나 심각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프로젝트 비용 증가로 인해 계획이 미뤄졌다"고 말했다.
유럽 최대 인프라 프로젝트 중 하나인 HS2 건설에는 1천억 파운드(약 157조6천억원)가 넘는 비용이 투입되며 영국 정부가 대부분을 부담한다.
HS2 고속철도는 완공될 경우 영국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3천만 명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하고, 다른 철도 노선과 자동차 이용 부담을 줄여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됐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HS2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영국 경제를 견인할 핵심 인프라 프로젝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1단계로 2026년까지 런던과 버밍엄을 연결한 뒤에 2단계로 2032∼2033년까지 버밍엄과 맨체스터, 리즈를 각각 잇겠다는 당초 계획이 지연돼 공사 비용이 계속 늘어나면서 비용 대비 실익이 없는 사업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런던 중심부에 있는 유스턴행 노선 완공이 연기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유스턴 지역을 재생하는 데 수억 파운드가 투입됐고, HS2에 길을 내주기 위해 주택과 사업장들을 철거했다"며 "아무런 보상 없이 엄청난 혼란만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HS2가 완성되면 런던과 프랑스 파리, 벨기에 브뤼셀 등을 잇는 유로스타 고속철도의 영국 내 구간인 HS1 프로젝트에 이어 두 번째 고속철도가 된다.
dind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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