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국 공장 영향 여부도 주목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한다고 밝힌 네덜란드 정부가 아직 규제 세부 내용을 발표하지 않고 있어 네덜란드의 반도체 생산장비 기업 ASML과 중국 내 ASML 고객사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세부 내용에 따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들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향후 구체화할 규제 조항이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에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부 장관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기자들과 만나 "규제안 세부 내용에 대한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슈라이네마허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ASML과 중국 고객사들이 이번 규제로 인해 자신들이 정확하게 어떤 영향을 받게 될 것인지 모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세계적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인 ASML은 지난해 중국 매출이 전체의 14%를 차지하고, 지난 10년간 반도체 노광장비 매출이 80억 유로(약 11조2천억원)에 달했다.
특히 중국 고객사들은 ASML 장비를 구입하면서 지속적인 유지보수 서비스 계약도 함께 맺었다.
이 같은 유지보수 부문이 ASML의 지난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이른다.
ASML과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어느 장비가 규제 대상인지, 유지보수 서비스가 제한되는지 등에 대한 네덜란드 정부의 불확실한 태도가 회사의 전망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SML은 현재로서는 올해 중국 매출이 수출 규제의 영향으로 22억 유로(약 3조1천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기존 실적 전망을 되풀이하고 있다.
ASML 대변인은 이날 정부의 수출 규제 언급에 대해 2019년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출 금지에 이어 이전 세대 장비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제품군 중 일부 소수 제품만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나 "추가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 자신의 발언에 일부 추측이 포함돼 있음을 시사했다.
ING 애널리스트 마르크 헤셀링크는 네덜란드 정부의 새 규제가 ASML 전체 매출의 10% 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국 내 ASML 고객 가운데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수출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실제 영향은 이보다 적을 것이라고 헤셀링크는 관측했다.
슈라이네마허 장관은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 정부가 단순히 미국의 요구에 따르지 않고 건별로 심사해 수출 허가를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고객사들은 ASML보다 훨씬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아미트 하찬다니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려는 중국의 노력은 상당히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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