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총동창회도 기여 동참…"'자매결연' 도쿄대 교우회 참여도 독려"
(도쿄·서울=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김효정 기자 = 재일동포 경제인들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피고 기업 대신 판결금을 지급할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에 기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일동포 2세인 김덕길 가네다홀딩스 회장은 1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랫동안 일본에서 살아온 교포와 뉴커머(신정주자) 11명 정도가 재단 기부에 동참하기로 했다"며 "기부금 액수는 상황에 따라 각자 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일동포 중심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여건이 단장과 일본 비즈니스 업계에서 리더십이 있는 분들이 개인 자격으로 기부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자들은 오는 17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김 회장은 "본래 27일쯤 회견을 하려고 했는데, 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일정을 앞당겼다"며 "기부에 참여하는 동포 수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단에 기여하는 이유에 대해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한일 관계를 고민한다"며 "양국 사이에 여러 문제가 있지만, 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단은 한국 정부가 지난 6일 징용 배상 해법을 발표하자 담화문을 통해 "그동안 악화한 한일 관계 개선에 커다란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민단은 "한일 관계는 재일동포에게 사활이 걸린 문제"라며 "한일 양국은 같은 가치관을 가진 동반자이자 힘을 합쳐 나가야 할 이웃으로, 지금 필요한 것은 우호 협력에 입각한 미래지향적 관계 만들기"라고 밝혔다.
한국 내에서도 변제 기금 마련에 동참하려는 민간 움직임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지난 8일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혀 '물꼬'를 튼 데 이어 서울대총동창회가 10일 재단에 1천만 원을 기여했다.
암참은 주한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국내 민간 단체의 기여는 서울대총동창회가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서울대 총동창회는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일본 도쿄대 교우회에도 기여 동참을 독려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김종섭 서울대총동창회장은 통화에서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대학이 앞장서자는 뜻에서 상징적 의미로 우리가 먼저 기여하며 손을 내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6일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재단을 통해 지급하며 재원은 민간의 자발적 기여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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