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고성능 컴퓨팅 전용에 세계 최고 수준 에너지 효율
전력 안 쓰는 열교환기로 고열 잡아…전력계통 모두 이중화에 센터간 상호 백업도
(화성=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데이터센터의 모든 서버를 냉각해 주는 설비 중에 냉동기가 가장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데요, 지금 가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삼성 SDS의 기술력으로 전기를 쓰지 않고도 서버를 식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지난 10일 경기 화성시 삼성SDS[018260] 동탄 데이터센터 동관 지하 1층 기계실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운영을 맡은 데이터센터혁신팀 배한욱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기계실은 서버의 열을 식히는 설비가 있는 곳이다.
올해 초 국내 최초 고성능 컴퓨팅(HPC) 전용 센터로 문을 연 이곳에는 현재 기존 서버보다 많은 열을 내뿜는 HPC 서버 1만 대가 가동 중이다. 그런데도 기계실에선 냉동기 소리 대신 지름 50㎝가량의 파이프를 통해 찬물을 2∼5층 서버실로 올려주는 펌프 가동음만 들렸다.
배 팀장은 "냉동기는 한여름 외엔 가동을 안 하고, 지금처럼 선선한 봄·가을·겨울에는 바깥 공기를 이용해 냉각한다"면서 "열 교환기라는 라디에이터 형태의 설비를 쓰는데, 물이 찬 바람을 통과하며 식는 형태라 전력이 들어가지 않는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버를 식히는 냉수의 온도를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하면서도 충분히 냉각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역시 삼성SDS만의 기술력이라고 배 팀장은 강조했다.
그는 "다른 데이터센터들은 (섭씨) 10도, 12도 정도로 차가운 물을 쓰는데, 동탄은 22∼23도까지 온도를 올려 실제로 만져도 차갑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물로도 서버를 냉각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동탄 데이터센터는 또 최신 냉각 기술 '액냉 기법'을 도입하며, 재생에너지 활용 차원에서 옥상 태양광 설비를 통해 약 750㎾(킬로와트)의 전력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4인 가족 26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전력사용효율(PUE)을 세계 최고 수준인 1.1로 운영할 계획이다. PUE가 1.0에 가까울수록 데이터센터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쓴다는 뜻이다. 배 팀장은 "2007년에 지은 수원 데이터센터는 1.6, 상암(2015년)은 1.4, 춘천(2019년)은 1.2인데 동탄은 훨씬 더 효율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효율성과 동시에 전력 공급 안정성도 빈틈없이 지키고 있다고 삼성SDS는 강조했다.
1층 전기실에는 예비 변압기를 갖추고, 만일 물이 고이더라도 다른 방으로 흐르지 않도록 약 15㎝의 높은 문턱을 뒀다. 전력 계통을 모두 이중화해 한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쪽이 감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전기 공급이 완전히 끊어지더라도 기관차처럼 생긴 '디젤 엔진 발전기' 4대를 두고 18시간 정도는 전기를 공급해 줄 분량의 경유를 비축했다. 배 팀장은 "이마저도 떨어지면 협약을 맺은 인근 주유소에서 바로 기름을 공급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들 발전기 옆에는 추후 4대 정도를 더 설치할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서버실 옆에도 무정전전원장치(UPS)를 설치해 약 10분 내 단기간 정전에 대비했다. 특히 동탄 데이터센터 UPS에는 4세대 삼성SDI[006400] 배터리가 내장돼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확산을 방지한다.
동탄 데이터센터 자체가 기능을 잃더라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3개 데이터센터 간에 상호 백업이 되도록 구성해 신속하게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다고 삼성SDS는 설명했다. 현재 동관만 가동 중이며, 추후 사업 성과 등에 따라 서관에도 기반 시설을 증설하면 서버 약 6만 대 정도를 운영할 수 있다.
동탄 데이터센터는 보안 시설인 탓에 건물 내부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았다. 삼성SDS 관계자는 "전문가는 사진만 보고도 서버 배치 방식과 제품 등 삼성SDS의 독자 기술력 보안 사항을 알아챌 우려가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