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대인도 등 돌렸다…통역 거부당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입력 2023-03-11 00:51  

해외유대인도 등 돌렸다…통역 거부당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伊 방문 네타냐후, 멜로니와 만나 "유럽으로 가스 수출 확대 원해"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자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한창인 가운데 이탈리아를 공식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현지 유대계 사회에서도 냉대를 받았다.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식 언어인 히브리어 통역사인 올가 달리아 파도아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이탈리아 방문 기간 통역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네타냐후의 정치적 견해에 공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의 리더십이 이스라엘의 민주주의에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내가 그의 발언을 통역하는 데 동의한다면 내 아이들이 나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파시스트 원칙을 조장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사람과는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여섯 번째 임기를 시작한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사법부 무력화 입법을 강행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사법 정비'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이 입법은 실제 내용을 보면 사법부를 무력화하고 의회와 행정부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사법 개악'에 가깝다.
이스라엘 야당과 법조계, 시민단체 등은 이를 '사법 쿠데타'로 규정하고 주요 도시에서 9주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대는 전날에는 네타냐후 총리의 이탈리아 로마 출장 일정에 맞춰 공항 인근 도로를 봉쇄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해 예루살렘에서 텔아비브로 이동하려던 네타냐후 총리는 결국 헬기를 타고 공항에 도착해 로마로 출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인 로마 키지궁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탈리아를 통해 유럽으로 가스 수출을 확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가스 부문에서 이미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Eni)와 협력하고 있지만 우리는 협력의 폭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울러 멜로니 총리에게 기업 대표단과 함께 조만간 예루살렘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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