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닐 억제' 우선순위 강조…멕시코 검찰, 미국인 납치·살해 5명 체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내 미국인 납치·살해 사건으로 미 정치권 일각에서 '카르텔 소탕을 위한 미군 투입' 주장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주멕시코 미국 대사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10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엘우니베르살과 라호르나다 등에 따르면 켄 살라자르 주멕시코 미 대사는 이날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미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나오는 미군 개입 필요성 의견과 관련, "미군이 주둔한다고 해서 마약 카르텔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과 댄 크렌쇼(공화·텍사스) 하원의원 등은 방송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마약 카르텔 갱단원으로 추정되는 괴한에 의해 자국민 4명이 납치됐다가 2명이 숨진 사건을 지적하며 "미군 파견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피력했다.
이에 대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우리 주권에 대한 위협"이라며 재고의 가치도 없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살라자르 미 대사 역시 "테이블 위로 올라온 일부 제안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실현 불가능한 안이라는 점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대신 양국 간에 최우선 순위로 놓고 풀어야 할 과제는 '펜타닐'이라고 강조하며 "우리는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이 독극물을 억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펜타닐 제조에 쓰이는 화학물질이 콜리마주 만사니요 항구나 미초아칸주 라사로카르데나스 항구를 통해 들어온다고도 적시한 살라자르 미 대사는 "양국 간 의제 중에서도 이 약물과의 싸움을 위한 자원과 기술을 강화한다는 게 주요 합의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멕시코 타마울리파스 검찰은 지난 3일 국경 도시인 마타모로스에서 미국인 4명을 납치한 뒤 이 중 2명을 살해한 혐의로 남성 5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범행과 관련해 이미 1명은 구금돼 있다.
붙잡힌 피의자들은 전날 타마울리파스에서 주로 활동하는 걸프 카르텔에서 직접 붙잡아 당국에 넘긴 동일한 인물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전날 걸프 카르텔 측은 남성 5명의 손을 묶고 거리에 엎드려 게 한 뒤 주민 등에게 사과하는 메시지를 남은 손 글씨 서한을 옆에 남겨뒀다.
멕시코 검찰은 이 사건 당시 멕시코 여성 1명도 숨졌는데, 체포된 이들이 해당 범행과도 연관 있다고 설명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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