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SM 경영권 확보 관철한 배경은…엔터사업 확장에 사활

입력 2023-03-12 14:09   수정 2023-03-12 17:43

카카오 SM 경영권 확보 관철한 배경은…엔터사업 확장에 사활
내수기업으론 미래 불투명…K팝 등 콘텐츠사업으로 글로벌기업 도약 겨냥
카카오엔터 상장 포석 해석도…카카오 "IPO 미정·우회상장 없다"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카카오[035720]가 하이브[352820]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고비마다 강력한 추진력을 보이며 끝내 SM 경영권 확보라는 목표를 관철해낸 데는 미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장기 포석이 깔려 있다.
메신저를 고리로 한 내수 사업 확장만으론 앞날을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K팝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위시한 콘텐츠 사업 강화만이 향후 글로벌 기업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란 믿음과 의지가 인수전 내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카카오는 앞으로 SM의 아티스트·팬덤 지적재산(IP)과 시너지를 통해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연예 사업을 확장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카카오엔터의 기업 가치를 크게 키워 기업공개(IPO) 포석으로 삼겠다는 의지도 깔린 것으로 분석한다.


◇ 공개매수 계획대로 진행…하이브에 먼저 협상 제안
카카오는 12일 하이브와 합의를 발표하면서 '경영권 확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으나, 오는 26일까지 예정된 주당 15만원 SM 공개 매수는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M 추가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라서며 경영권 분쟁 불씨를 완전히 잡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SM의 안정적인 경영권을 보유한 최대 주주가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SM 측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가 카카오엔터와 함께 진행하는 공개 매수에 성공한다면 SM 주식을 각 17.5%씩 확보해 기존 지분 4.91%를 더하면 총 39.9%를 확보하게 된다.
카카오와 SM 현 경영진은 지난 한 달여간 SM의 왕좌를 두고 이어진 치열한 여론전과 주식 매수전에서 하이브-이수만 측과 팽팽하게 대립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하이브의 SM 지분 공개 매수가 이달 초 실패로 드러나자 잠시 고민에 잠긴 듯했던 카카오는 지난 7일 전격 주식 공개 매수를 선언했다. 이후 SM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인수전이 과열되는 모습을 보이자 카카오는 불확실한 공개 매수 결과를 기다리는 대신 하이브에 협상을 제안해 경영권을 양보받는 방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무엇보다 하이브가 18만원까지 높여 재차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카카오는 하이브와 협상 테이블에서 그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대항 매수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드러내 하이브 측 기세를 꺾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플랫폼을 포함해 다양한 사업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현재는 큰 방향성에 대해 합의한 단계로 추후 세부 계획을 논의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 SM K팝 IP 절실…경쟁자 네이버 맞설 카드 확보
카카오가 굳은 의지로 SM 인수를 관철한 것은 SM의 막강한 K팝 IP가 미래 성장 전략인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장에 절실하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K팝은 50억 달러(약 6조 6천억 원)로 추산되는 시장 규모를 갖춰 업계에서 주요 글로벌 콘텐츠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SM은 보아와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NCT, 에스파를 비롯해 글로벌 팬덤을 갖춘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엔터를 통해 영상·배우 매니지먼트사와 타파스를 비롯한 웹툰·웹소설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면서 K팝에서의 지분은 다른 대형 기획사들에 비해 매우 빈약한 것으로 여겨졌다.
카카오엔터 산하에 아이브·몬스타엑스가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와 아이유가 있는 이담엔터테인먼트가 있긴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카카오가 음악 플랫폼 '멜론'을 중심으로 키워 온 음원 산업을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확장하기 위해서도 SM 내에서의 결정 주도권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가 카카오엔터, SM과 맺은 삼자 업무 협약에는 글로벌 음반·음원의 제작 및 유통 등 음악 사업과 더불어 다양한 비즈니스에 대한 협업 관련 내용이 담겼다.
SM 자회사 디어유[376300]가 운영하는 국내 2위 팬덤 플랫폼 '버블'도 카카오가 노리는 카드다.
버블을 활용해 아티스트를 홍보하는 동시에 하이브가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인수해 만든 시장 1위 플랫폼 '위버스' 견제 효과까지 낼 수 있어서다. 카카오 입장에선 플랫폼 경쟁자 네이버의 연예 사업 확장에 맞설 카드로 SM은 반드시 잡아야 할 전략적 요충지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초 '비욘드 코리아'(한국을 넘어서) 전략을 강화하며 2021년 기준 10% 내외인 해외 매출 비중을 3년 내 30%대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런 카카오에 SM 인수는 '내수 전용'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사활을 걸고 붙잡으려던 상대다.
카카오는 입장문에서 "SM의 글로벌 IP와 제작 시스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정보기술(IT)과 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카카오엔터 기업공개 힘 실리나…국내 첫 '글로벌 연예기업' 탄생 전망도
정보통신(IT) 업계와 가요계에서는 카카오가 이번 SM 경영권 인수를 통해 카카오엔터의 목표인 기업공개(IPO)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카카오엔터는 내부적으로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하며 시장 상황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이전부터 카카오엔터 상장을 검토했으나 카카오 자회사들의 '쪼개기 상장' 등 논란과 불확실한 시장 상황으로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에서 유치한 1조1천5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활용한 SM 인수로 기업 가치를 크게 키워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카카오가 추후 카카오엔터에 SM 지분을 양도한 뒤 카카오엔터가 SM을 자회사로 편입하거나 양사가 합병하는 방안 등이 증권가에서는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가 SM을 통해 우회 상장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예상한다.
SM을 품은 카카오엔터는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는 카카오의 차기 주력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가 SM 인수에 성공하면 연간 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국내 유일 글로벌 규모 엔터사가 탄생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카카오 측은 "카카오엔터 상장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우회 상장은 절대 없다"고 선을 그었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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