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사회자 '윌스미스 폭행' 농담…"재발시 19분간 소감발표"
시상식 시작 7분여만에 언급…스미스 대표작 빗대 "올해는 '히치' 없어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올해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 사회자가 작년 시상식을 얼룩지게 한 배우 윌 스미스의 폭행 사건을 농담과 함께 언급하며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사회자인 지미 키멀은 행사 시작 후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오늘 밤 다섯 명의 아일랜드 배우가 수상 후보에 올랐는데, 이는 무대에서 또 다른 싸움이 벌어질 확률이 훨씬 높아졌음을 뜻한다"며 농담으로 운을 뗐다.
이후 3분쯤 뒤 다시 "우리는 여러분이 즐겁게 보내고 안전하다고 느끼길 바라며 가장 중요하게는 내가 (맞지 않고) 안전하기를 원한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엄격한 정책을 갖고 있다. 이 극장에 있는 누구든 시상식 중 폭력을 저지르면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고 19분 동안 긴 소감을 발표할 기회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윌 스미스는 지난해 3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시상자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탈모증을 앓는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놀렸다는 이유로 행사 도중 무대로 올라와 록의 뺨을 냅다 후려갈겼다. 스미스는 계속된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남우주연상 수상자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축하받는 주인공 중 하나이지만, 당시 참석자들은 스미스가 저지른 폭행 때문에 그의 수상에 박수를 보내기 어려웠다.
이번 시상식에서 사회자 키멀의 언급은 작년의 이런 상황을 언급하며 농담조로 주의를 당부한 것이다.
키멀이 이날 시상식의 언제쯤 이 사건을 처음 언급할지도 관심을 모았는데, 그는 시상식이 중계되기 시작한 지 7분여 만에 이 얘기를 입에 올렸다.
이후 그는 시상식 중간에도 한 차례 더 이 사건에 관해 농담을 했다. 지난해 스미스의 폭행이 벌어진 시점인 다큐멘터리 부문 시상을 앞두고 "지난해 작은 충돌이 있었던 곳"이라며 "바라건대 이번에는 히치(문제) 없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는 스미스의 히트작인 '히치(Hitch)'와 같은 스펠링으로 '문제'라는 뜻을 지니기도 한 단어를 사용해 스미스를 지칭하면서 동시에 그런 일이 다시 없어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이날 사회를 맡은 키멀 역시 코미디언 출신으로 현재 abc 채널의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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