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 "튀르키예 대지진 이후 양국간 긴장 완화돼"

입력 2023-03-14 00:10  

그리스 총리 "튀르키예 대지진 이후 양국간 긴장 완화돼"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터키) 대지진과 최근 자국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가 두 이웃 국가 간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수도 아테네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니코스 크리스토두리데스 키프로스 대통령과 회담한 뒤 이같이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새로 선출된 크리스토두리데스 대통령은 전날 사흘 일정으로 그리스를 공식 방문했다.
그리스와 튀르키예는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에게해의 영원한 앙숙'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랫동안 대립해왔다.
1차 세계대전 종전 후 승전국이 된 그리스는 1923년 로잔 조약에 의해 에게해의 여러 섬을 얻었다. 당시 튀르키예 본토 앞바다에 있는 섬 대부분이 그리스 영토가 됐다.
이후 양국은 에게해 섬 영유권과 영공 침범, 지중해 자원 탐사 등 여러 문제에서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 반세기 동안 전쟁 직전까지 갔던 적도 세 차례나 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그리스의 에게해 도서 지역 무장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때가 되면 우리는 필요한 것을 할 것이다. 우리가 말했듯 어느 날 밤 갑자기 갈 수도 있다"며 침공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5월 14일 대선과 총선을 함께 치르고, 그리스는 7월 이전에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두 국가 지도자가 큰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용으로 의도적으로 긴장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이러한 우려와는 반대로 양국 사이에는 화해 무드가 일고 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용납할 수 없는 오랜 기간의 도발과 공격적인 행동 끝에 오늘날 우리는 긴장의 완화와 함께 더욱 긍정적인 태도와 행동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튀르키예와 관계가 개선된 데에는 튀르키예 대지진과 최근 그리스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6일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서북부 국경지대에서 두 차례에서 걸쳐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해 양국을 합쳐 5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3주 뒤에는 그리스에서 열차 정면충돌 사고로 57명이 숨졌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치명적인 지진은 두 국가의 국민을 인간적인 차원에서 더 가깝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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