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적 국가원수…연정 분열 속 '실세' 총리는 신임투표 거쳐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정국 혼란이 이어지는 네팔에서 새 대통령 람 찬드라 파우델(78)이 13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카트만두포스트 등 네팔 매체에 따르면 파우델 신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도 카트만두의 대통령 집무동에서 대법원장 직무 대행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선서를 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네팔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비디아 데비 반다리을 비롯해 고위 공무원과 외교관 등이 참석했다.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 다선 의원인 파우델은 지난 9일 상·하원 의원, 주 의원 등의 간접 투표로 신임 대통령에 선출됐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네팔에서는 총리가 행정수반으로 실권을 가진다.
대통령은 의전상 상징적 국가원수 임무만 수행할 정도로 정치적 비중이 작지만 이번 선거는 연정 재편의 도화선이 되는 등 정계의 핫이슈가 됐다.
푸슈파 카말 다할 현 총리가 연정 파트너인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의 후보 대신 야당 네팔회의당(NC)의 파우델을 전격 지지하면서다.
그러자 CPN-UML 등 연정에 참여했던 3개 정당은 다할 총리에 강력하게 불만을 드러내며 지지를 철회했다.
이에 연정은 사실상 붕괴했고 다할 총리는 총리직 유지를 위해 이달 하순 의회 신임 투표를 통과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다만, 이번 신임 투표에서는 단일 정당으로는 의원 수가 가장 많은 NC가 다할 총리를 지지하며 연정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다할의 총리직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할 총리가 이끄는 마오주의 중앙 네팔공산당(CPN-MC), CPN-UML, NC 등 네팔 정계의 핵심 세 정당은 지난 몇 년간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정국 혼란을 부추겨왔다.
네팔은 다당제가 도입된 1990년 이후 30번 가까이 총리가 바뀔 정도로 정국 불안이 지속됐다. 2008년 왕정이 폐지된 이후에도 10여 차례나 정부가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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