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 진먼다오에서 실종됐던 대만 병사가 중국 해경에 구출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그의 중국 '귀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블룸버그통신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육군 진먼방어지휘부 산하 얼단다오(三膽島) 수비 대대 소속의 26세 천 모 상병은 지난 9일 탈영해 중국 측으로 헤엄쳐 가다가 중국 해경에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다.
진먼다오와 얼단다오는 중국 푸젠성에서 불과 1.8km 떨어진 대만의 최전방 도서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군사 대치를 상징하는 곳이다.
대만의 대(對)중국 정책기관인 대륙위원회의 추타이싼 주임위원은 중국 측으로부터 관련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천 상병이 연애와 채무 문제 등 개인 사정 등으로 탈영해 중국으로 향한 것인지 아니면 귀순한 것인지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중국시보가 전했다.
대만 당국은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와 중국의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간 협의를 통해 천 상병의 신병을 넘겨받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중국 측은 조사를 마친 후 송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푸젠성 대만사무판공실은 천 상병의 건강이 회복되면 사태 파악과 신분 확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천 상병이 귀순하려 했다면 송환 여부를 두고 양안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1949년 내전에서 패배한 중국 국민당군이 대만에 근거지를 튼 뒤 진먼다오 등 양안 최전선에서 양측 장병들의 탈영이 적지 않았으나, 대만의 경제 발전 이후 수십년간 중국행 귀순은 드물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세간의 관심을 크게 받았던 사례로는 1979년 진먼다오에서 대만군 장교로 근무하던 린이푸가 중국의 경제 변화를 돕겠다며 헤엄쳐 중국에 귀순한 사건이다.
대만 국립정치대학 출신의 엘리트 장교였던 린이푸는 귀순 이후 베이징대에서 정치경제학 석사 학위를 딴 뒤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이후 중국으로 돌아가 국무원 등에서 경제 브레인으로서 기여한 뒤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에 이어 세계은행 부총재 자리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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