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화해하기로 하면서 40년 넘게 끊어졌던 이란과 이집트의 관계 복원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뉴스 통신사 타스님 등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이집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칸아니 대변인은 "이집트는 중요한 나라이고, 양국(이란과 이집트)은 서로에게 중요하다. 지역에서는 이란과 이집트의 긍정적인 잠재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양국이 지난해 12월 요르단에서 열린 '바그다드 협력과 동반자 회의'(Baghdad Cooperation & Partnership Conference)를 계기로 양국이 회담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집트 국영 일간 알아흐람은 이란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주요 기사로 전하면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신문은 지난 10일 이란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 발표 당시 이집트 외무부가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당시 이집트 외무부는 "(이란과 사우디의 관계 복원이) 역내 긴장을 완화하고 아랍권의 안보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도 11일 별도 성명을 통해 사우디-이란 관계 정상화 합의가 역내 긴장 해소에 중요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중동 내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수니파가 주류인 이집트는 과거 이란 팔레비 왕조 시절에는 외교관계를 유지했었다.
그러나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 팔레비 왕조가 몰락하면서 양국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혁명으로 축출된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가 이집트에 정착하고, 이집트가 아랍권 국가 중 처음으로 이란의 앙숙인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양국 관계가 단절됐다.
중동 내에서 사우디와 이란의 대결 구도에 가려져 있었지만, 사이가 좋지 않기로는 이집트와 이란도 만만치 않았다.
악화일로를 걷던 양국 관계는 2011년 초 '아랍의 봄' 혁명으로 이집트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혁명 후 선거를 통해 이듬해 6월 무슬림 형제단 배경의 무함마드 무르시가 이집트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이란은 본격적으로 유화 공세를 펼쳤다.
같은 해 8월 비동맹회의 정상회의를 계기로 무르시가 테헤란을 방문했고, 2013년 2월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당시 이란 대통령도 이슬람 혁명 후 처음으로 이집트에 갔다.
이란은 당시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숨기지 않았지만, 이집트의 군부 쿠데타를 계기로 무르시가 실각하면서 관계 정상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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