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최악의 경제난을 겪는 중동 국가 레바논의 화폐 가치 추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 암시장에서 레바논 파운드화 환율은 1달러당 10만에 이르렀다.
2019년 경제위기가 시작되기 전 환율(달러당 1,507파운드)의 약 66배, 지난달부터 적용된 변경 고시 환율(달러당 1만5천)의 6.7 배에 달한다.
레바논 파운드와 환율은 지난 1월 말만해도 달러당 6만이었으나, 사실상 금융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급등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2019년 시작된 레바논의 경제위기는 2020년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에 이은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맞아 갈수록 깊어졌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후임을 뽑지 못한 채 대통령이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등 국가 기관의 수장들이 공석이 되면서 사실상 정부도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황이다.
경제난 속에 당국이 달러화 및 현지 화폐 예금 인출을 제한하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은 시민들은 지난해부터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무장한 채 은행 지점에 들어가 예금 인출을 요구하거나 불을 지르기도 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은행들은 지난달 초부터 영업을 무기한 중단한 상태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