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소수민족 학생 5명 중 1명은 학교서 인종차별 경험"

입력 2023-03-15 12:18  

"뉴질랜드 소수민족 학생 5명 중 1명은 학교서 인종차별 경험"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에서 아시아계 등 소수민족 출신 학생들이 학교에서 인종차별을 겪는 일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 교육평가원(ERO)은 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뉴질랜드 초중고등학교에서 소수민족 학생 5명 중 1명이 인종차별적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ERO는 또 조사에 응한 학생들의 절반 정도가 다른 학생이 인종 때문에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소수민족 학생들에 대한 괴롭힘은 이름을 틀리게 발음하는 것에서부터 점심으로 가져온 음식을 가지고 놀리는 것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스 시노다 ERO 교육평가 센터장은 "소수민족 사회 학생들의 3분의 1가량이 학교가 인종차별적 괴롭힘을 심각하게 다루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는 것은 대단히 우려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를 잘 다뤄야 한다"며 "모든 학교는 인종차별주의를 예방하고 맞서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서 다룬 소수민족 사회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중동계 등으로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학생들이 3분의 2나 된다.
보고서는 뉴질랜드가 아주 빠른 속도로 인종적으로 다양해지고 있다며 2043년경에는 뉴질랜드 전체 학생들의 4분의 1이 소수민족 출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는 학생들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43%가 아시아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소수민족 사회 출신 학생들은 학교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거나 자신의 인종적 배경을 숨기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매주 학교에서 외톨이가 된 느낌을 받는다는 학생도 3분의 1이나 됐다고 밝혔다.
한 학생은 "나는 아직도 인도 음식을 학교에 가져가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손으로 먹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 친구 한 명은 음식 때문에 학교에서 너무 많은 괴롭힘을 당해 완전히 외톨이가 됐다. 그래서 좋아하지도 않는 샌드위치를 가져가려고 노력했으나 이미 때가 늦었다"고 말했다.
ERO는 교사 인력이 학생들의 인종 구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며 교사들의 단 5%만이 아시아계라고 지적했다.
시노다 센터장은 "뉴질랜드가 인종적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이 되도록 노력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k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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