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천 광년 밖 WR 124…항성서 분출한 주변 가스·먼지 성운 뚜렷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초신성 폭발을 앞둔 볼프-레이에(Wolf-Rayet) 별을 처음으로 포착한 이미지가 공개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4일 약 1만5천 광년 떨어진 궁수자리의 항성 WR 124를 웹 우주망원경이 적외선으로 포착한 상세한 이미지를 내놓았다.
볼프-레이에 별은 항성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초신성으로 폭발하는 대형 별 중에서도 일부만 일시적으로 포착되는 단계로, 강력한 항성풍으로 외곽층이 날아가며 가스와 먼지로 된 행성상 성운을 형성한다.
WR 124는 태양의 30배에 달하는 질량을 갖고 있는데, 지금까지 태양 10배에 달하는 물질을 날려 보냈다.
웹 이미지에는 분출된 가스가 별에서 멀어지며 식어 우주 먼지를 형성해 적외선 상에서 밝게 빛나는 장면이 포착돼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도 수십년 전에 같은 볼프-레이에 별을 포착했지만 웹 이미지만큼 상세한 내용을 담지는 못했다.
이번 웹 망원경 이미지는 적외선 영역에서 가장 잘 관측되는 우주 먼지를 상세히 연구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으로 제시됐다.
우주 먼지는 별과 행성을 만들고 생명체의 토대가 되는 등 우주가 작동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현재의 먼지 형성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우주 먼지가 존재하고 있어 여전히 미스터리가 남아있다.
웹 망원경에 장착된 근적외선카메라(NIRCam)는 WR 124 중심의 밝기와 주변을 둘러싼 희미한 가스 안의 상황 간에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또 중적외선장비(MIRI)는 별에서 방출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가스와 먼지 성운의 덩어리 구조를 드러내 줬다.
웹 망원경이 가동되기 전에는 우주 먼지를 집중 연구해온 천문학자들이 WR 124와 같은 먼지 생성 환경을 분석하기에는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했다고 한다.
먼지 알갱이가 초신성 폭발을 견딜 만큼 크고 풍부해 전체적인 우주 먼지 생산에 기여하는지도 알 수 없었는데, 이제는 웹 망원경 이미지를 통해 실질적인 자료를 갖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NASA는 밝혔다.
WR 124와 같은 볼프-레이에 별은 우주 초기의 중요한 시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유추물로도 활용될 수도 있다고 한다.
볼프-레이에 별과 같은 죽어가는 별이 항성 안에서 생성한 무거운 원소를 초기 우주에 쏟아내 씨앗이 됨으로써 오늘날 지구를 비롯한 천체에 흔하게 됐다는 것이다.
NASA는 웹 망원경이 포착한 WR-124의 상세한 이미지가 격동의 짧은 순간을 영원히 기록하고 우주 먼지의 미스터리를 걷어낼 수 있는 미래의 발견을 약속하는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