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독일 방문을 앞두고 안보 관련 고위 관료들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어용 무기 지원 가능성에 관해 논의했다고 현지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엘리 코헨 외무부 장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차치 네게브 국가안보보좌관,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 헤르츨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등과 대우크라이나 정책 재검토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네타냐후 장관의 15일 독일 방문을 앞두고 양국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에 관한 이스라엘의 입장을 조율하는 자리였다.
신문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어용 무기 지원 문제가 언급됐다면서, 그러나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지원은 허용하면서도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 등 우크라이나의 방어용 무기 지원 요청은 단호하게 거부해왔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무기 지원 불가 방침은 시리아 내 군사적 이해관계 등 문제로 얽힌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다.
또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했지만, 러시아를 직접 거명하지 않았고,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따른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가 계속 늘어나면서, 성능이 검증된 첨단 방어 무기를 가진 이스라엘을 향한 압박은 계속 커져 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지난달 뮌헨 안보 회의 연설에서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방어할 무기 공급을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이 미국과 공동으로 개발한 중장거리 방공망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를 언급한 바 있다.
지난주 이스라엘을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도 이스라엘의 인도적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압박을 가했다.
이런 가운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은 무기 지원을 거부해온 이스라엘 지도자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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