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뉴욕유가는 글로벌 은행권의 위기가 확산하고 재고가 늘어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72달러(5.22%) 하락한 배럴당 67.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3일 연속 하락해 2021년 12월 3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밑돈 것도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유가는 미국과 유럽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해 최근 들어 내림세를 보였다. 3일간 하락률은 11.83%에 달한다.
미국 은행 파산에 이어 유럽의 크레디트스위스(CS)은행에 대한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특히 유럽 은행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도 커졌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은행들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세계 경기가 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미국의 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하면서 은행권의 불안이 은행 대출 긴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총 수요를 끌어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당장 모든 헤드라인이 원유 수요 전망에 다소 부정적으로 보인다"라며 "CS는 중요하고 전이 위험이 금방 완화되지 않는 은행이며, 미국 소비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2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4% 줄어든 6천979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수정치인 3.2% 증가에서 줄어든 것이다. 소비가 한 달 만에 줄어든 데다 경제 지표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원유시장은 공급이 부진한 수요를 능가하는 교착점에 있다"라며 특히 "재고가 18개월간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IEA는 세계 수요가 올해 1분기에서 4분기까지 하루 320만배럴 증가해 올해 평균 20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공급은 하루 1억160만배럴, 수요는 하루 1억20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또다시 증가했다. 미국 원유 재고는 지난 12주 중에서 11주간 증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155만배럴 늘어난 4억8천6만3천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0만배럴 증가보다 더 많이 늘어난 것이다.
휘발유 재고는 206만1천배럴 줄어든 2억3천599만7천 배럴을,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253만7천 배럴 감소한 1억1천971만5천 배럴을 기록했다.
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는 120만배럴 감소하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6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둘 다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많이 줄었다.
지난주 미국의 정유 설비 가동률은 88.2%로 전주에 기록한 86.0%보다 상승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86.5%를 예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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