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보건대학원, 2만7천명 분석…"주당 평균 150분 이상 운동 권고"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많은 사람이 운동하고 싶어도 주중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평일에 하지 못했던 운동을 토요일과 일요일에 몰아서 하는 '주말 전사'(Weekend Warrior)가 늘고 있다. 주말에 마치 전장의 전사(戰士)처럼 운동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렇게 주말에 몰아서 하는 운동이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18일 국제학술지 '환경연구와 공중보건'(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호에 따르면, 연세대 보건대학원 의료경영학과 장석용 교수 연구팀은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2만7천788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연구 참가자들을 신체 활동 패턴에 따라 비활동, 주말 전사, 규칙적인 활동으로 구분하고, 그룹별 대사증후군 위험을 살폈다.
대사증후군은 각종 성인병의 주범으로 꼽힌다. 허리둘레(남자 90㎝, 여자 85㎝ 이상), 공복혈당(100㎎/dL 이상), 혈압(수축기 130/이완기 85㎜Hg 이상), 중성지방(150㎎/dL 이상), 고밀도 콜레스테롤(남자 40㎎/dL, 여자 50㎎/dL 미만) 중 정상 범위를 벗어난 항목이 3개 이상일 때를 말한다.
분석 결과, 그룹별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규칙적인 운동 그룹이 19.8%로 가장 낮았으며 이어 주말 전사 그룹 26.1%, 비활동 그룹 29.5%였다.
대사증후군이 생길 위험은 주말 전사와 비활동 그룹이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그룹보다 각각 29%, 38%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중등도∼고강도' 신체활동이 주당 평균 150분 이상을 넘어서는 사람들만 보면, 규칙적인 운동 그룹과 주말 전사 사이에 대사증후군 위험과 관련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신체 활동을 규칙적으로 하든, 주말에 몰아서 하든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는 모두 효과적임을 시사한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연구팀은 "중등도에서 고강도에 이르는 신체 활동을 주말에 몰아서 해도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일주일 동안의 운동 빈도보다는 운동의 총량이 더 중요하다는 개념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연구 결과를 보면, 신체 활동은 대사 기능을 개선하고 염증, 산화 스트레스 및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줄이는 메커니즘이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 당뇨병 등을 조절해 적정 체중과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 증진을 위해 주당 신체활동을 중강도로 150~300분, 고강도로 75~150분을 하거나 두 가지 강도의 신체활동을 섞어서 실천하라고 권고한다.
장석용 교수는 "평일에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할 기회가 적다면 주말에라도 중강도와 고강도의 신체활동을 적절히 병행하는 게 권장된다"면서 "향후에는 주말 전사의 건강 증진 효과에 대한 신체 활동 지침이 새롭게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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